KB손보는 구 대표 취임 후 KB금융그룹 내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효자 계열사'로 등극하면서 구 대표의 입지도 탄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 대표는 지난 2023년 말 KB손해보험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KB손보는 지난 2016년 KB금융그룹 편입 후 그동안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인사들이 주로 내려오던 자리였다.

내부 출신 첫 CEO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부여받은 그는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3대 핵심 전략 방향으로 ▲매출과 이익 창출력 강화 ▲차별화된 고객 중심 경영 완성 ▲자부심 넘치는 조직문화 정착을 제시했다.
우선 첫 번째 목표인 매출과 이익 창출력 강화는 올해 KB손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완벽하게 수행한 모습이다.
구 대표 취임 첫 해였던 지난해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8395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7669억 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 추세로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가능하다.
특히 K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도 KB손보의 수익성이 가장 높았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을 살펴보면 ▲KB손해보험(7669억 원) ▲KB증권(4967억 원) ▲KB국민카드(2806억 원) ▲KB라이프생명(2548억 원) 순이다.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익 부진이 이어지면서 KB손보는 보험손익이 올해 3분기까지 65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투자손익이 173.4% 증가한 3942억 원을 기록하며 상쇄했다.
이를 위해 KB손보는 초장기 국채 매입 및 선도거래를 통한 안정적 자본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높은 대체자산 투자로 이자수익이 늘어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구 대표는 취임 후 상품 포트폴리오를 장기보장성 중심으로 강화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엔 ‘KB 골든케어 간병보험’, 5월엔 ‘KB 탑클래스 3.N.5 초경증 간편건강보험’, 8월엔 ‘KB 고당지 맞춤 간편건강보험’, 11월엔 ‘KB 골든라이프케어 간병보험’을 잇달아 출시하며 간병보험과 건강보험 등 장기보장성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KB손해보험이 본격적으로 장기보장성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주력하게 된 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IFRS17 도입 후 회계기준상 계약기간이 짧아 수익 인식이 짧은 단기보장성 상품보다 장기보장성 상품이 보험계약마진(CSM)도 늘어나고 안정적인 수익이 잡히기 때문이다.
고객중심경영 또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구 대표는 올해 2월 '고객중심경영' 실천 다짐 발대식을 개최해 고객중심경영 개선 과제 운영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선 ▲디지털 혁신을 통한 고객 편의성 증대 ▲고객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소비자 보호 및 윤리경영 강화 등의 전략을 내세웠다.
이에 맞춰 구 대표는 고객중심 문화 정착을 위해 '고·마·워(고객중심 마인드셋 워크숍)' 프로그램을 도입해 임직원들이 고객중심 사고를 내재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의 고객중심 사고 내재화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 9월에는 내부 직원 간 소통 능력을 강화하고 외부 고객과의 공감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하기 위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고객중심 CS 교육'을 운영했다.
급속도로 다변화하는 디지털 세대에 발 맞춰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올해 초 DT추진본부 산하에 AI데이터분석파트와 헬스케어지원Unit을 신설해 디지털·데이터 기반 신사업 추진 역량 강화에 나섰다. 또한 디지털사업부문을 신설해 비대면 채널 중심의 미래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반보험부문에선 조직 재편을 통해 부문 통합 전략의 추진 기반을 확보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KB손해보험의 경우 LIG손해보험 인수 후 그렇다 할 만한 드라이브를 건 일들이 없었고 IFRS17 도입할 때도 특별한 행보가 없었다"며 "다만 구본욱 대표가 취임하고부터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하며 그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