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은 취임 첫해 주력 계열사 매출이 1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60%나 줄어드는 위기를 겪었지만 이후 4년간 꾸준한 성장을 통해 지난해 매출이 취임 첫해에 비해 40% 이상, 영업이익은 3배 수준으로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취임 5주년을 맞은 올해 미국발 관세 문제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한데다 신규 사업도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며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일단 올해 1분기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림P&P, 무림페이퍼, 무림SP 등 무림그룹 상장사 3곳은 올해 1분기 매출 3574억 원, 영업이익 243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6.4%나 줄었다.
무림페이퍼는 제지 생산, 무림SP는 특수지를 생산한다. 무림P&P는 국내 유일 펄프 생산 업체다. 이 사장은 2020년부터 3곳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불확실성으로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고 전기요금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당장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종이는 고부가가치 품목이 아닌 데다 가격 경쟁이 치열해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이 악화된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공장 증설로 인해 가동률이나 생산율이 낮아졌는데 2분기 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올해는 글로벌 경영환경 등 외부적인 요인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도균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겪었던 전력이 있다.
취임 첫해 무림그룹 상장 3사 매출은 1조582억 원으로 2019년 1조2673억 원에 16%.5% 감소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인 2021년 1조2000억 원대를 회복한 뒤 바로 1조4000억 원대에 진입하고 지난해에 1조5237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취임 첫해에 비해 44%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취임 첫해 240억 원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엔 3배 수준인 738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였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지만 이 사장이 추진한 북미 등 해외 시장으로의 판로 확대도 힘을 보탰다.


비용절감 노력도 이어졌다. 이 사장은 2023년 2800억 원을 투자해 울산공장에 친환경 고효율 회수보일러 설치를 시작했다. 오는 9월 완공돼 4분기부터 본격 가동되면 연간 300억 원 규모의 제조원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창업 3세인 이 사장 입장에서는 환율에 따른 실적 변동 리스크를 낮추고 지속 성장을 위해 신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부친인 이동욱(77) 회장으로부터 절반가량의 지분만 물려받은 상황이라 확고한 승계를 위해선 경영능력 입증이 더욱 필요하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무림SP는 이 회장이 21.37%로 최대주주다. 이 사장은 20.84%를 보유했다. 또 숙부인 이동근 씨가 19.2% 지분을 지녔다.
이 사장은 취임 후 친환경 소재 개발에 나섰고 자동차 내장재 복합소재용 친환경 셀룰로스 섬유소재의 저비용 대량 제조 기술과 식품포장재로 쓸 수 있는 친환경 필름 첨가제도 개발했다. 고강도 내열성 자동차 내장재로 사용될 수 있는 친환경 제조 기술도 개발했다.
화장품 포장재로 활용할 수 있는 포장용지 ‘네오코튼TMB’도 선보였다. 국내 최초로 버려진 옷을 활용한 포장용지다. 현재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오휘’에 적용됐다. 천연 생(生)펄프로 만든 ‘moohae(무해) 물티슈’도 출시했다.
다만 아직까지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 않아 친환경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은 미미한 상태다. 무림그룹 측은 친환경 트렌드를 발판 삼아 소재 개발 등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