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오랜 시간 기업을 이끌어 온 CEO들의 생존 비결은 무엇일까.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장수 CEO’ 시리즈를 통해 이들의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조명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획시리즈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대상 임정배 대표는 10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식품 업계 대표적인 장수 CEO다.
임 대표는 내수 침체와 고환율이라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고급 아미노산 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 행보에 나선 만큼 향후 실적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임 대표는 2017년 3월 대상 식품BU(Business Unit)장으로 CEO에 선임됐다. 당시 소재BU장인 정홍언 대표와 각자대표를 맡았다. 이후 2020년 3월부터 단독대표로 재임 중이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임 대표가 장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 4조 원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국내 식품업계 4조 클럽은 5개사로 식품 업계를 선도하는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상 매출은 2019년까지 2조 원대로 정체돼 있었다. 대상은 임 대표 취임 후 4년 만에 매출이 3조 원을 넘어섰고, 2022년에는 4조 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은 4조40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미국 상호관세,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3~5%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실제 임 대표는 신년사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다.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식품 사업 강화를 위해 김치를 앞세워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경기침체와 인구구조 변화로 성장성이 제한된 국내 시장에서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행보다.
이를 위해 2022년 기존 내수용 브랜드 ‘종가집’과 수출용 브랜드 ‘종가’로 운영된 김치 브랜드를 ‘종가’로 합쳤다. 2020년 말에는 250억 원을 투입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김치 생산공장도 착공했다. 2022년 완공된 공장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의 미국 현지 김치 생산공장으로 연 2000톤 생산이 가능하다.
2023년에는 미국 김치 사업 확대를 위해 230억 원을 투자, 현지 제조생산기업 럭키푸즈를 인수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종가 김치 수출액은 2019년 4300만 달러에서 2024년 9400만 달러(한화 약 1360억 원)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전체 김치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에 달한다.

임 대표는 2030년까지 연 3000톤 이상 김치 생산 체제를 구축해 ‘종가’를 글로벌 매출 1조 원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현재 폴란드 등 유럽 현지 김치 생산 공장 구축을 검토 중이다.
라이신 등 대상의 소재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국산 저가 라이신의 대거 유입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과거 영업이익률이 7%를 넘었던 소재사업이었지만 2023년에는 186억 원 적자를 내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임 대표는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소재사업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차세대 신소재 연구에 힘쓰고 있다. 임 대표는 지난해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수익성 중심 사업구조 재편을 언급하면서 고부가가치 사업 발굴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독일 의약용 아미노산 기업을 502억 원에 인수하며 의약바이오 시장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의약용 아미노산 시장은 고령화와 의료 인프라 확대로 의료용 수액제와 환자식 수요 증가로 연평균 약 1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단백질·유전자·세포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세포배지, 부형제, 시약 등에 사용되는 아미노산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평가된다.
2021년에는 배양육 등 대체식품 사업을 신사업으로 스페이스에프와 배양육 대량생산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