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도입을 앞두고 금융공기업에 이어 시중은행까지 파열음이 번지고 있다.
특히 은행연합회(회장 하영구)가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연봉을 최대 40%까지 더 받을 수 있는 성과연봉제 개선안을 내놓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민주노총은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 같은 직급 연봉차 최대 40%...금융공기업보다 격차 커
최근 은행연합회가 내부적으로 확정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살펴보면, 관리자의 경우 같은 직급끼리 연봉 차이를 최저 연봉의 30%, 일반 직원은 20% 이상으로 확대한 뒤 이를 40%까지 늘리는 게 골자다.
이는 같은 직급끼리의 연봉차이를 30%로 정했던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보다 강도가 더 높은 수준이다. 일례로 수출입은행(행장 이덕훈)은 총연봉에 대비한 성과연봉의 평균 비중은 30%로, 개인별 성과연봉의 최고·최저간 차등 폭은 2배다.
이 밖에도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는 ▲전체 연봉 대비 성과급 비중 확대 ▲대졸 신입사원(최하위직급)에 대한 성과연봉제 적용 ▲개인 실적 평가 항목 추가안 등이 포함됐다. 반면 저성과자 퇴출 항목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빠졌다.
◆ 은행연합회·시중은행장 "경영 악화 개선" VS 노조 "저성과자 퇴출 목적"
현재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와 대내외 금융환경 상황을 고려했을때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수준보다 더 강도가 높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2일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전달 받은 KB국민(행장 윤종규)·KEB하나(행장 함영주)·우리(행장 이광구)·신한(행장 조용병)·NH농협(행장 이경섭) IBK기업(행장 권선주)등 14개 시중은행 행장들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 브렉시트,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악재가 겹치자 은행연합회의 초안에 대체로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반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과연봉제 도입 자체에 강력히 반발, 20일 발표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금융권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도 이 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노동자 6만 명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인성과나 정량적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고, 매출과 영업 및 판매 실적 강조에 따른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결국 저성과자 퇴출이 주목적인 성과연봉제는 절대 도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장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은행업계의 수익성과 악화된 경영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고육지책'이라 강조하고 "지금이 상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절박감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9일 투표 결과를 취합해 20일 발표하고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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