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회장 김용환)가 조선·해운업 불황으로 인한 충당금 쇼크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 net interest margin) 개선에 성공하며 실적반등의 기대감을 높였다.
충당금 적립에 따른 부담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영업의 기본인 이자이익 증대로 수익성 지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NH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누적기준 2조1천419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했고 비이자이익도 1천370억 원을 기록해 21.5% 늘었다. NIM은 1.86%로 지난 분기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NIM이 개선된 까닭은 가계대출과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린 반면, 기업 구조조정 이슈 등 불안요소가 큰 대기업 대출은 줄여 이자이익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IM 개선을 이끈 이자이익 증가는 전체대출채권 증대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NH농협은행의 올 상반기 전체 대출채권 총계는 190조3천179억 원으로 전년 동기(169조846억 원) 대비 12.6%, 작년 말(181조1천176억 원) 대비 5.1% 개선됐다.
전체대출채권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계대출의 경우 올 상반기 79조6천543억 원으로 전년 동기(69조7천229억 원) 대비 14.2%, 작년 말(75조4천234억 원) 대비 5.6%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46조5천537억 원으로 전년 동기(41조170억 원) 대비 13.5%, 작년 말(44조245억 원) 대비 5.7% 늘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12조1천788억 원으로 전년 동기(12조4천205억 원)대비 1.9%, 작년 말(12조7천64억 원) 대비 4.2% 감소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2천13억 원을 기록했다.
조선·해운 업종에 대한 충당금 부담 때문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상반기 STX조선(4천398억 원), STX중공업(1천138억 원), 창명해운(2천990억 원) 등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손 비용 1조1천200억 원을 포함해 총 1조3천589억 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적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천221억 원(211%) 늘어난 수치다.
충당금은 부실 대출에 대비해 은행이 쌓아두는 돈으로, 충당금 규모가 커지면 당기순이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은행은 대출 회수 가능성에 따라 대출에 대한 자산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한다.
추정손실로 갈수록 회수가능성이 낮아지고 그에 따라 쌓아야 할 충당금 적립액도 커진다.
NH농협은행은 조선·해운 업종에 대해 5조원을 웃도는 규모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안고 있어 충당금 부담이 컸다.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약 2배 많은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NH농협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93.88%로 전년 말 대비 14.23%포인트 상승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조선·해운업 불황으로 인한 충당금 적립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표상으로는 향후 실적 개선의 여지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취임 1년을 갓 넘긴 김용환 회장은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용환 회장은 중국 공소그룹과 합작사업을 통한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중국내 리스사 출범이 예정돼 있고 올해 안에 은행 예비인가를 중국 금융당국에 신청할 예정이다. 이어 보험, 인터넷 소액대출 등 타 금융업종 진출도 계획중이다.
NH농협금융지주가 타 금융지주에 비해 해외진출이10~20년 정도 늦은 만큼 다소 어려움은 있겠지만, 김용환 회장은 이들에 비해 성장속도는 더 빠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NH농협금융이)올 상반기에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로 당기순손실을 면치 못했다"며 "그러나 이는 내부의 경영전략이나 여타 문제가 아니라 공공성이 강한 NH농협은행이 타 시중은행들이 조선·해운업에 대한 여신을 털고 나갈때,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꾸준히 증대되고 있고 비은행부문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며 "하반기에는 반드시 흑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NIM: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서 낸 수익에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순이자마진이 커질수록 대출 관련 수익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은행 수익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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