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강협회가 주관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맡긴 철강 경쟁력 진단 컨설팅과 관련해 업계는 "큰 의미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중간보고 결과가 언론에 노출되며 김이 샌 측면이 있는데다, 도출된 결과도 뻔한 내용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컨설팅 비용을 낸 5개 업체에만 보고서 전부가 가기 때문에 타 업체들은 구체적 내용도 확인할 수 없어 업계 전반의 컨설팅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철강 경쟁력진단 컨설팅과 관련해 주요 회원사와 민간회원으로 구성된 자문 위원들을 대상으로 최종 보고회를 개최하고 연구용역을 완료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철강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냉연강판, 후판, 봉형강, 강관 등 네가지 제품군으로 분류해 제시했다.
냉연강판 등 판재류는 원가 및 품질경쟁력이 세계 최고수준이나, 향후 미래소재 개발 및 수출기반 확대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후판은 선박 수주 급감에 따른 수요 감소로 생산 조정 검토 필요, ▲ 봉형강은 건설 특수로 수익성이 개선되었으나 펀더멘털은 취약하므로 스케일 기반의 수익성 개선과 철강재 안전 규격 강화 등 필요, ▲ 강관은 다수의 사업자 난립으로 인한 경쟁심화로 기업활력법 등을 통한 기업간의 자발적 재편이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와 같은 철강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은 뻔하다는 지적이 많다. 냉연강판 미래소재 개발 및 수출기반 확대는 당연하게 업계가 진행하고 있는 내용이고, 수익성 개선과 철강재 안전 규격 강화를 지목한 봉형강 부분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됐던 후판과 강관의 내용은 중간보고서 결과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언론에서 지난 20일 경 국내 후판 3사의 과잉생산량 400만~500만톤을 감축하기 위해 총 7개 공장중에서 3개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내용이 공개됐고, 강관도 세아제강을 중심으로 중소 강관사들의 인수합병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공개된 바 있어 김이 샌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부분적인 내용에 불과하다. 정식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 5개 업체에 불과해 업계 전반의 공동컨설팅 결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 5개 업체만이 컨설팅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결과 역시 이들에게만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짜여진다면 타 업체들은 여기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미 주요 내용이 공개된 중간보고서에서 거의 달라진 내용이 없어 김이 샌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지불한 업체들에게만 전체 내용이 공개되는 컨설팅 결과를 협회가 주관했다고 해서 업계 전반의 컨설팅 결과라고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