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 3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된 가운데 금융지주내에서 비은행계열사의 명암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침체로 주식중개수수료가 줄고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손실 반영 등의 악재가 겹친 증권 계열사들은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반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위기를 맞은 카드 계열사들은 실적방어에 성공하며 여전히 효자노릇을 했다.
보험 계열사들은 손해율 관리 및 판매 전략에 따라 실적에 편차를 보였다.

카드 계열사들은 업황부진과 악재에도 오히려 실적이 늘어난 곳도 있었다. 전체 수익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조달 금리도 크게 떨어지면서 비용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대표 위성호)는 올해 3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한 5천326억 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금융지주 내 비금융계열사 순이익 1위를 유지했다.
하나카드(대표 정수진)의 성장세도 놀랍다. 외환카드와의 통합 이후 전산망 구축 비용 충당, 통합 전산망 오류 사태 등 부침을 겪었지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593억 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지주 내 비금융계열사 순이익 순위도 2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현재 통합 이슈가 완전히 정리돼 올해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 1천억 원도 기대해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B국민카드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7.4% 감소한 2천353억 원을 기록했다. '비금융계열사 순이익 1위' 타이틀도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에 빼앗겼다. 올해 2분기부터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린데 따른 일시적 감소라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는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1천106억 원으로 비은행계열사 중 가장 많았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579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주 내 순이익 순위도 1위에서 3위로 수직 하강했다.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1천942억 원에서 858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KB투자증권(대표 전병조)도 476억 원에서 401억 원으로 15.8% 감소했다. 두 증권사 모두 지주 내 순이익 순위도 한 계단 씩 내려갔다.
한편 생·손보사들은 각 금융지주 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작년 3분기까지는 순이익 2위에 그쳤지만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에서는 금융지주 내 1인자로 올라섰다. 당기순이익도 2배 이상 껑충 뛴 2천386억 원을 달성했다.
KB손보는 자동차 고객을 중심으로 우량 고객을 확보해 손해율 하락에 중점을 둔 전략이 적중해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3분기 신한금융투자를 제치고 지주 내 2위로 올라선 신한생명(대표 이병찬) 역시 수익성 높은 보장성 보험 위주의 판매전략이 적중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44.5% 증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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