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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中 업체와 손잡고 중저가 세탁기·냉장고 만든다...인도·브라질에선 생산기지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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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中 업체와 손잡고 중저가 세탁기·냉장고 만든다...인도·브라질에선 생산기지 구축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5.07.1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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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대표 조주완)가 프리미엄 라인만으로는 생존이 힘들다 판단하고 중저가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동남아·중남미·아프리카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시장 등에서 중국 가전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현지 공장 설립과 중국 가전업체와의 협업으로 중저가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말부터 중국 가전업체들과 협업해 생산한 드럼세탁기와 냉장고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중국 중견 가전업체인 스카이워스와는 9kg 드럼세탁기를, 오쿠마와는 400L급 2도어 냉장고를 각각 합작개발생산(JDM) 방식으로 만들었다.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지만 브랜드는 LG를 쓴다. 애프터서비스(AS)도 LG전자가 맡아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냉장고와 세탁기 가격은 대당 500달러(68만 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가전업체들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따른 LG전자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중국기계전기제품수출입상회(CCCME)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가전제품 수출액은 1286억 달러(약 178조 원)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남미 33.1% △동남아 19.9% △아프리카 17.9% △중동 16.6% △유럽 15.5%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다.
 

▲LG전자 사옥
▲LG전자 사옥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LG전자는 기존 제품만으로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인정한 모습이기도 하다. 이에 중저가 제품 생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LG전자는 지난 5월부터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 지역에 가전 3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며, 공장 부지 면적은 100만㎡, 연면적은 22만㎡에 달한다. 총 투자금액은 6억 달러에 이른다.

완공 시 연간 생산능력은 △냉장고 80만 대 △세탁기 85만 대 △에어컨 150만 대 △에어컨용 컴프레서 200만 대 수준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가전제품들은 현지 수요에 맞춘 100~200달러대 보급형 모델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가전 공장을 건설 중이다. 브라질 내 두 번째 생산기지로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현지 수요에 맞춰 중저가 냉장고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브라질은 인구가 2억1000만 명 규모의 거대 시장이지만 아직까지 가전제품 보급률이 낮은 편이다. 또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제품 역시 저가형 모델이 대부분이다. 냉장고의 경우 중저가 제품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LG전자는 브라질 공장에서 프리미엄 냉장고를 중심으로 생산을 이어왔고, 중저가 라인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해 왔다. 

이 과정에서 물류비용 등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현지 강자인 브라스템프 등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현재 LG전자의 점유율은 약 10% 수준이다.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지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브라질 소비자들의 생활환경에 맞춘 제품 기획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중저가 가전 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보다 효율적인 진입 전략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JDM 방식 등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해 가격 경쟁력과 공급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JDM은 설계나 디자인 등 초기 개발에는 LG전자가 직접 참여하고, 생산은 중국 업체에 맡기되 품질 관리와 사후 AS는 LG가 책임지는 방식”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 LG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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