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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혜택 강조한 '청년펀드'...28개 중 26개, 50억 원 안되는 '소규모펀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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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혜택 강조한 '청년펀드'...28개 중 26개, 50억 원 안되는 '소규모펀드' 전락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5.07.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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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청년층 자산증식을 위해 지난 2023년 선보인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청년펀드)가 출시 2년이 지났음에도 대다수 상품이 설정액 50억 원 미만 '소규모 펀드'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출시 1년 이상, 설정액 50억 원 미만인 펀드는 '소규모 펀드'로 분류된다. 

29일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16개사가 선보인 청년펀드 28개 상품(운용펀드 기준) 가운데 설정액 50억 원을 넘은 상품은 25일 기준 2개에 불과했다. 두 상품 모두 KB자산운용에서 선보였다. 
 


지난 2023년 3월에 출시한 'KB지속가능배당50청년형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은 설정액 101억2800만 원으로 청년펀드 중에 유일하게 설정액 100억 원을 넘겼다. 같은 시기에 선보인 'KB한미대표성장청년형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도 설정액 54억6600만 원에 달했다. 

그러나 두 상품을 제외하면 소규모펀드 기준액인 설정액 50억 원 미만에 그쳤다. 특히 웰컴자산운용의 '웰컴공모주알파청년형소득공제장기증권자투자신탁'은 출시한 지 2년 3개월이 지났지만 설정액은 600만 원에 불과하다. 

청년펀드 상품 대부분이 소규모펀드로 전락했지만 정작 수익률은 준수한 편이다. 28개 청년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6.54%로 국내 주식형 펀드 1년 평균 수익률 약 15%를 상회한다. 3개 상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선보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청년형장기소득공제증권자투자신탁'은 수익률이 무려 52.82%에 달했고 '트러스톤ESG지배구조레벱업청년형소득공제장기증권자투자신탁'도 수익률이 39.75%를 기록했다. 

청년펀드는 소득공제 혜택이 올해 말까지 연장되는 등 세제혜택을 강화하고 있지만 최소 3년 이상 장기투자를 해야한다는 점과 청년층이 선호하는 해외투자 비중이 낮아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펀드의 가입기간은 3년 이상으로 자산총액의 40% 이상을 국내발행 거래주식에 투자하는 장기상품이다. 만 19~34세 청년 중 총급여 5000만 원 이하인 경우만 가입이 가능하도 납입 최대 금액도 연 600만 원까지다. 

납입한도의 40%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해외주식, 가상자산 등 직접투자를 선호하는 청년층에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청년층은 비트코인, ETF 등 고수익 금융자산 투자경험이 있다"며 "ISA를 비롯해 다양한 절세수단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청년펀드의 소득공제 혜택이 유인책으로 작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간 소득 5000만 원 이하인 청년이 충분한 여유자금을 확보해 3년 이상 펀드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며 "정책의 취지는 좋으나 실제 청년층에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년펀드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청년펀드 세제혜택 만료 시한이 올해 말까지로, 해당 펀드가 윤석열 정부에서 만든 '관제펀드' 성격이 강해 현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포함될 지 여부도 미지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청년펀드는 출시된 지 아직 2년여 밖에 되지 않은 상품으로 추후 청년층의 의견을 경청해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할 예정"이라며 "세액공제 혜택 연장은 조세당국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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