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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영] 포스코, AI로 생산공정 디지털 전환 잰걸음…안전성·생산효율 높아지고 품질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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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영] 포스코, AI로 생산공정 디지털 전환 잰걸음…안전성·생산효율 높아지고 품질도 개선
  • 이범희 기자 heebe904@csnews.co.kr
  • 승인 2025.08.13 0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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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문화가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된 포스코(대표 이희근) 생산 현장에서의 목소리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발빠르게 제철소 생산공정에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며 생산현장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AI 도입 후 포스코는 공정 안전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생산효율이 높아지고 품질도 개선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AI가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어하는 코일카가 현장에서 선재코일을 운반하고 있다.
▲AI가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어하는 코일카가 현장에서 선재코일을 운반하고 있다.

지난 2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에 도입된 코일카에는 ‘AI 코일카 소재 걸림 감지 시스템’이 적용됐다. AI가 CCTV 화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경고를 띄운다.

‘코일이 비정상적으로 걸렸을 가능성’이나 ‘적재가 불안정한 상태’를 인식하면 화면에 경고 메시지나 경고 아이콘을 자동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걸림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라인을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준다.

코일카는 선재 코일을 운반하는 특수 차량이다. 기존에는 코일이 제대로 적재되지 않으면 라인이 멈추고 복구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됐다. 걸림 여부도 육안으로 직접 검점해야 했다.

이 시스템은 객체 인식 알고리즘과 CCTV 영상 분석을 결합해 설계됐다. 포스코는 초기 개발 단계에서 3000장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해 AI에 학습시킨 후 모델을 튜닝하고 경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육안으로는 놓치기 쉬운 상황도 AI가 감지하면서 현장에서는 조업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인 정지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한다. 

▲AI 기술이 대거 적용된 공정 자동화 시스템이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에서 슬래그를 자동으로 제거하는 모습.
▲AI 기술이 대거 적용된 공정 자동화 시스템이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에서 슬래그를 자동으로 제거하는 모습.

2023년에는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에 ‘예비처리 공정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슬래그 제거 공정에 AI 기술 7종과 30개 단위 공정을 적용해 자동화한 시스템이다. 포스코 고유의 철강 생산 운영 시스템인 ‘PTX(Posco sTeelmaking eXpress)’와도 연동돼 운영된다.

포스코 측은 시스템 도입 후 공정 시간은 단축됐고, 불량률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AI 기반 정밀 제어로 용선 유출 같은 품질 불량이 줄어든 게 대표적이다.

자동화 도입 초기에는 일부 작업자 사이에 변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는 개선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제안할 정도로 현장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단순 반복 작업이 줄면서 업무 만족도와 작업 안전성도 함께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양제철소 제철공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종합관리하는 스마트데이터센터 종합상황실
▲광양제철소 제철공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종합관리하는 스마트데이터센터 종합상황실

광양제철소는 2021년부터 AI를 활용한 ‘용선 스케줄링 시스템’을 개발해 2023년 현장에 본격 적용했다.

용선은 용광로에서 생산된 뜨거운 쇳물로, 제강공정에 공급될 때까지 품질과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쇳물은 출선구별로 양과 시간, 성분의 편차가 커 예측이 어렵다. 이로 인해 제강공장은 도착 전까지 용선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려워 사전 조업 준비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포스코는 용광로 조업 과정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출선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출선량과 종료 시각을 예측하고, 제강공정 스케줄과 연계해 용선운반차(TLC)의 배치와 행선까지 자동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광양제철소 생산기술부와 포스코 정보기획실이 협업해 구축한 이 시스템은 용선 공급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제강공장은 조업에 필요한 맞춤형 쇳물을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사전 조업 준비도 가능해져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

기존 수작업 프로세스에서는 제강공장 도착 전까지 대기 시간이 발생해 용선 온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AI 시스템 도입으로 대기 시간을 줄이고 온도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용선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부원료 투입량도 줄면서 생산 원가 절감 효과도 나타났다.

이 시스템은 비정상 상황(긴급 조치 등)에만 작업자의 개입이 이뤄지도록 설계돼, 업무 부하를 크게 낮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는 제선공장의 AI 모델과 연계해 스케줄링 자동화 기술의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개발도 진행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AI 기술이 작업자의 안전성과 만족도를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며 “작업자의 역할도 공정을 관리·개선하는 ‘관리자’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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