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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지점 줄이고 '가성비' 출장소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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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지점 줄이고 '가성비' 출장소만 늘렸다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5.11.05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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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점을 줄이고 소규모 점포 형태인 '출장소'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이 가속화되면서 내점 고객 수가 매년 급감하고 있어 지점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신 점포망 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테일 업무가 가능한 출장소를 배치해 금융소외계층 피해를 줄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풀뱅킹 서비스'가 가능한 지점과 달리 출장소는 기본 수신업무와 일부 대출업무는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 19개 은행 영업점은 5509곳으로 올 들어 116곳 감소했다. 이 중에서 지점은 4745곳에서 4559곳으로 186곳 줄어든 반면 출장소는 880곳에서 950곳으로 70곳 순증했다. 

특히 6대 시중은행의 지점 수는 3779곳에서 3621곳으로 158곳이 순감소한 반면 출장소는 692곳에서 757곳으로 65곳 순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올 들어 지점 수가 83곳 순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출장소는 56곳 순증했다. 지점 상당수가 출장소로 대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줄어든 대부분의 점포가 리테일 전용으로 운영 효율화를 위해 출장소로 전환했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측은 "대출, 금융상품 가입 등 업무 범위는 기존과 크게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올 들어 점포 수가 584곳에서 537곳으로 47곳 순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출장소는 109곳에서 113곳으로 4곳 증가하는데 그쳤다. 우리은행은 지점수만 586곳에서 558곳으로 28곳 줄었고 출장소는 변동 없었다. 

하나은행은 지점 수가 1곳 줄어든 대신 출장소가 6곳 늘었고 기업은행은 6대 은행 중 유일하게 지점 수가 596곳에서 597곳으로 1곳 순증가했다. 반면 출장소는 같은 기간 33곳에서 31곳으로 2곳 감소했다. 

은행들의 점포 축소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모바일뱅킹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지점 수요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떄문이다.

더욱이 출장소는 지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개인 고객의 여·수신 및 제신고 업무 등 기본적인 업무는 가능해 리테일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비용 절감이 가능해 은행들이 선호하는 추세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기준 디지털 채널 상품 신규 가입비중이 올 들어 7%포인트 오른 72%를 기록했고 하나은행은 신규 예·적금의 68.6%, 신규 신용대출의 95.6%가 디지털 채널에서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은 노년층 방문도 줄어드는 추세라 주변 지점 통폐합을 진행하면서 고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거점 점포 방안으로 운영되는 것이 현실”라면서 “점포를 마냥 폐쇄하는 것도 소외계층에 불편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지점과 디지털의 접점 형태인 소규모 출장소 활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출장소의 경우 고액 대출 업무와 기업금융 업무가 불가능하고 상주 직원 수 자체가 적어 지점에 비해 복잡한 금융상담 업무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에서도 은행들의 점포 축소가 여전히 이어지자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은행 점포 폐쇄 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점포 축소 기조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지속되는 오프라인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감안해 은행 점포 폐쇄 절차를 개선하고 디지털 라운지, 이동점포와 같이 지역 특성에 맞는 점포 운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또 다른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여·수신 상품도 비대면 가입 비중이 압도적일 만큼  내점 방문율이 낮아지고 있다. 특정 층을 겨냥한 맞춤형 점포 신설로 고객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 말했다.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은행을 방문하는 고령층도 줄어드는 추세라지만 여전히 취약계층은 오프라인으로 이용하는 비중이 높다”라면서 “ATM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엄청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이 효율성 저하 등의 사유로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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