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최 대표가 11월 말 단행될 것으로 관측되는 삼성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중공업 내부에서는 최 대표의 연임과 관련해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3월 선임된 최 대표 체제에서 삼성중공업은 첫해 233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9년 만에 기록한 흑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027억 원, 올해는 864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도 올해까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2.9%에서 올해는 8%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가 이끌기 전 삼성중공업은 국제 유가 급락으로 드릴십 발주가 끊기며 유휴설비를 떠안으며 장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 대표가 재임 후 가장 처음 한 일은 저가 수주 구조를 끊고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한 것이다.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비중을 확대해 매출 구조를 개선했다. 2024년부터는 LNG 운반선 20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병렬 건조체계를 본격 가동하며 생산 효율도 높였다.
엔지니어 출신으로서의 기술 중심 경영 철학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수주 실적도 안정적이다. 10월까지 수주는 7조2000억 원으로 연간 목표 13조8739억 원의 51.9%를 기록했다. 연내 모잠비크 ‘코랄 FLNG(부유식LNG생산설비)’와 미국 ‘델핀 FLNG’ 본계약이 체결되면 수주 목표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부채비율도 2022년 말 305%에서 올해 6월 말 286%로 개선됐다.

2023년 12월 미래사업개발실 산하에 로보틱스사업실을 신설했다. 이후 조선소 생산공정의 무인화·자동화를 위한 로봇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며 스마트조선소 구축을 추진 중이다.
2024년 8월에는 노르웨이 에퀴노르와 ‘동해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 하부구조물 독점 공급 합의서(PSA)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이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월에는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 사업 협력에 나섰다. MRO(정비·보수) 시장 진출로 서비스형 조선사업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다.
노사 관계에서도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에는 2023년 창사 이래 노동자협의회가 처음으로 결성됐는데 그해 첫 교섭을 무분규로 마쳤다. 2025년 임단협도 큰 갈등 없이 타결됐다.
잇따른 현장 사고는 옥의 티다. 지난 5월 거제조선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크레인 와이어 파편에 맞아 팔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달 선박용 크레인 모노레일 부품 수리 중 작업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해에도 2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최 대표는 지난 5월 거제조선소 내에 ‘통합관제센터’를 신설했다. 도장공장 등 화재 위험 구역에는 AI CCTV를, 고위험 작업장에는 이동형 CCTV를 설치해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드론을 활용해 대형 설비와 고공 작업 구역을 순찰하고, 스마트헬멧을 착용한 안전요원이 사고 발생 시 즉시 구조활동을 수행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보건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며 조직 차원의 안전관리에도 나섰다.
회사 내부와 업계에서는 최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최 대표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화공·에너지·플랜트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05년 화공사업팀 부장, 2007년 에너지사업팀 상무보, 2008년 상무로 승진하며 핵심 사업을 이끌었다.
2012년 12월 전무로 승진해 조달부문장을 맡았고, 2014년 12월 부사장으로 올라 화공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2017년 플랜트사업1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1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로 선임됐다. 2021년 3월 연임했고, 2023년 3월 삼성중공업 대표로 선임되며 조선 분야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해 12월에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장을 맡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