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2026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즉각 단행했다. 임원급 조직을 30% 축소하고 주요 부서장을 교체하는 등 강도 높은 인적 쇄신에 나섰다.
조직을 슬림화해 실행력을 높이고 AI 전환(AX)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복안이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선임안은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임기는 2029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3년이다.
1962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한국통신에 입사한 ‘정통 KT맨’이다.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부문장, KT 기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B2B 사업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다.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포함한 기업간거래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대규모 인적 쇄신에 나섰다. 상무급 이상 임원 90여 명 가운데 약 30여 명에게 퇴진을 통보했다. 전무 직급 폐지 등을 통해 임원 규모를 100명 안팎에서 70명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 수를 25~30% 축소해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전임 체제 핵심 인사 교체도 이뤄졌다.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CTO)은 사임 의사를 밝혔고 정우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도 교체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훈 전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앞서 NC AI로 자리를 옮겼다.
조직 개편 역시 슬림화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7개 광역본부 체제를 수도권강북·수도권강남·동부·서부 등 4개 권역으로 축소하고 본사 직결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4년 구조조정 당시 영업으로 전환된 2300여 명 규모의 토탈영업센터도 해체 수순을 밟는다. 해당 인력은 네트워크 운용·유지보수 등 현장 중심 분야로 재배치될 전망이다.
AI와 IT 조직 구조도 전면 재편했다. 기존 통합 운영되던 기능을 분리해 R&D 조직은 ‘AX미래기술원’으로 재편하고 차세대 AI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전사 IT 거버넌스와 플랫폼 운용, 인프라 고도화는 신설되는 IT부문이 맡는다.
B2B AI 전환(AX) 경쟁력 강화를 위해 ‘AX사업부문’도 신설했다. 전략 수립부터 기술 개발, 제휴·협력, 서비스 확대까지 분산된 기능을 통합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AX사업부문장에는 삼정KPMG 컨설팅 대표 출신 박상원 전무를 영입했다.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사업 성장이 시급한 과제로 꼽히기 때문으로 보인다. KT의 AI 관련 매출은 2023년 1조 원, 2024년 1조1000억 원, 2025년 1조1400억 원으로 정체돼 있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에이닷(A.)’을 중심으로 AI 사업을 확대하고, LG 역시 자체 대형언어모델 ‘엑사원(EXAONE)’을 앞세워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KT도 AI 사업의 수익화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KT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강북본부 부지 개발 등 부동산 일회성 요인이 크기 때문에 통신과 AI 본업의 지속 성장성을 입증하는 것이 박 대표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박 대표는 무선망 품질 개선을 위한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네트워크 운용·유지보수 전문 인력을 집중 보강하는 등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 개편이 박 대표의 B2B 전문성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기업사업부문장 시절 5G·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 사업을 총괄한 경험을 갖고 있어 기술 기반 수익화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불법 펨토셀을 통한 가입자 368명 정보 유출과 2억4000만 원 규모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하고, 위약금 면제 이후 30만 명 이상이 이탈하면서 흔들린 가입자 신뢰 회복도 시급한 과제다.
박 대표는 향후 전사 보안 거버넌스를 강화한다. IT와 네트워크 등 분산된 보안 기능을 ‘정보보안실’로 통합하고 금융결제원 출신 이상운 전무를 CISO로 영입해 보안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윤영 대표는 “통신 본연의 경쟁력인 단단한 본질을 다지는 것이 고객 신뢰 회복과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초개인화와 산업 특화 AX 역량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1등 AX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