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는 올리브유 속 지방산이 얼마나 분해됐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신선한 고급 제품으로 평가된다. 국제올리브협의회(IOC)는 산도 0.8% 이하 제품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주요브랜드들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라고 표기하면서도 정작 산도는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13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CJ제일제당, 오뚜기, 사조대림, 샘표식품 등 기업과 국내서 판매 중인 글로벌 올리브유 브랜드 엑스트라 버진 제품을 점검한 결과 국내 제품은 대부분 산도 정보를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패키지나 사이트에서 표기하고 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로 표기된 ▲CJ제일제당 ‘백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오뚜기 ‘프레스코 압착올리브유’ ▲사조대림 ‘해표 압착올리브유‘ ▲대상 ‘청정원 유기농 올리브유‘ 등은 제품 패키지나 공식몰 상세 페이지 어디에도 산도 수치를 별도로 표기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오뚜기 '오뚜기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샘표식품 '폰타나 올리브유' 2종은 공식몰 구매 상세 페이지에 '산도 0.2% 이하', '산도 0.12' 등 내용이 명시돼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국내 식품 표시 기준상 올리브유 산도는 의무 표시 항목이 아니라 별도로 표기하지 않을 뿐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 제품 산도를 0.6%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의 품질 관리를 위해 산도를 포함한 주요 품질 항목을 내부 기준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식품 표시 기준상 올리브유의 산도는 의무 표시 항목이 아니라 제품 패키지에는 법정 표시사항을 중심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입 브랜드들은 국내 제품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품에 ‘산도 0.09%’, ‘산도 0.12%’ 등 수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품질 경쟁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저산도’를 핵심 품질 경쟁력으로 강조하며 산도 정보를 구매 결정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카네나 올리브오일 피쿠알’ 제품에는 병에 부착된 별도의 태그에 산도(acidity) 정보가 직접 기재돼 있다.

올리브영이 운영하는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 광화문점’에서 판매 중인 ▲오로바일렌 올리브유 제품에도 산도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제품 매대에는 ‘산도 0.1%’, ‘산도 0.2%’ 등의 안내 문구가 별도로 부착돼 있다.

실제 온라인상에는 산도 수치를 제품 포장에 표기하거나 상세페이지에 강조해 광고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올타리아 올리브유의 공식 판매처 상세 페이지에는 '올라타리아 제품들은 평균적으로 0.5 이하의 산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오로바일렌 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에 ▲피쿠알 최저 산도 0.1% ▲아르베키나 최저 산도 0.09% ▲오히블랑카 최저산도 0.09% ▲프란토이오 최저 산도 0.2% ▲카사델아구아 최저 산도 0.1% 등 산도 수치를 표시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올리브유 산도’를 검색하면 산도 0.1%, 0.2%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제품명이나 상세페이지 전면에 내세운 제품들 태반이 수입 브랜드 올리브유 제품이다.

올리브유의 산도는 지방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유리지방산 함량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산도가 낮을수록 올리브 열매의 신선도가 높고 산화가 덜 진행된 고품질 제품으로 취급된다.
같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라도 산도 수치에 따라 품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현행 식품표시광고법상 올리브유 산도 표기는 의무 사항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표시 기준에도 산도 관련 의무 표기 항목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올레샷(올리브유+레몬샷)’이나 계란에 올리브유, 후추를 곁들여 먹는 방식이 유행하는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다 구체적인 품질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엑스트라버진’을 강조하는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산도를 품질 판단 요소 중 하나로 인식하는 만큼 관련 정보 제공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올리브유 산도 표시는 현행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미표기 자체를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