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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동남아·LF-베트남·F&F-중국·한섬-유럽...'내수 고전' 패션업계,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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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동남아·LF-베트남·F&F-중국·한섬-유럽...'내수 고전' 패션업계,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 이정민 기자 leejm0130@csnews.co.kr
  • 승인 2025.02.0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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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패션업계는 고물가에 따른 내수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및 이상 기후 등 여러 악재들이 중첩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LF·F&F·한섬 등 주요 패션 기업들은 유럽·동남아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며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부문장 이준서)의 지난해 매출은 2조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2.4% 줄어든 1700억 원을 기록했다. LF(대표 오규식·김상균)는 코람코 금융 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로 영업이익이 122.6% 증가한 1277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본업인 패션 부문에서는 약세를 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이 공시되지 않은 F&F와 한섬 역시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F&F(대표 김창수)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7%, 19% 감소한 1조9052억 원, 4472억 원으로 예측된다. 한섬(대표 김민덕)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1조5286억 원·1005억 원) 대비 각각 2.2%, 29.1% 감소한 1조4945억 원, 712억 원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적 부진 속에서 이들 기업은 일제히 해외 시장 확대를 올해 사업전략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는 것을 넘어 기존 해외 사업의 확장과 브랜드별 맞춤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패션은 동남아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중국 시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브랜드의 해외 확장과 함께 새로운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을 준비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의 글로벌 브랜드 ‘준지’는 지난해 8월 중국 백화점 SKP 베이징점과 청두점에 팝업 매장을 운영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중국 상해 소재의 릴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중국 시장을 발판 삼아 유럽 및 북미 등으로 진출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빈폴’과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등을 중심으로도 중국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관계자는 “소비심리 하락 및 기후 영향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소폭 감소했다”며 “올해 주력 및 호조 브랜드인 이세이미야케, 르메르 등은 물량증대를 통해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고 중국·동남아 시장 확대와 라이프 스타일 분야 신규 진출을 검토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F는 브랜드별로 해외 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와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기존 진출한 베트남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하고 있다. 특히 헤지스의 경우 2007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베트남, 대만 등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2017년에는 하노이에 첫 매장을 출점해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처음으로 베트남 패션 시장에 안착했다.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이 선호하는 하노이 장띠엔 백화점 등을 포함해 베트남 내 매장수가 9개까지 늘었다. 헤지스는 중국, 대만, 베트남을 넘어 중동과 유럽 시장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자회사 씨티닷츠의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는 헤지스의 해외 진출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난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유럽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신년사에서 언급된 뷰티 브랜드 ‘아떼’의 글로벌 확장도 진행될 예정이다. 

F&F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지속적으로 주력해온 기업으로 특히 중국 시장에서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따른 소비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기존 중국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실적 반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동시에 지난해 하반기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MLB, 디스커버리 등 주요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한섬은 자사 브랜드 ‘타임’과 ‘시스템’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2019년부터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 꾸준히 참여하며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지난해 6월 파리에서 시스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데 이어 같은해 7월 프랑스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 단독 팝업스토어를 열었으며 올해 해당 브랜드의 현지 백화점 단독 입점을 통해 유통망을 확장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내세워 유럽 소비자들에게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한섬 측은 “국내 내수 시장을 넘어 유럽·북미·아시아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이 정체됨에 따라 패션업계는 실적 개선을 위해 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서는 올해 패션 시장 전망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침묵의 불황’을 제시했다. 소비심리 하락과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패션이 쇼핑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온라인 비즈니스 성장 둔화와 럭셔리 시장 위축 등 전반적인 업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저성장이 예고된 패션 마켓, 의류 소비심리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물가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은 더욱 소비에 민감해지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와중에 경제적 불확실성과 변화하는 고객행동은 많은 브랜드에게 희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공개한 ‘2025년 국민 소비지출계획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53%가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 감소가 예상되는 품목으로 14.9%가 ‘의류·신발’을 꼽아 올해도 소비 침체가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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