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평소 자금거래 내역 패턴을 분석하는가 하면 고객의 제스쳐, 목소리 톤, 말투 등 개인만이 갖는 신체적 특징까지 분석해 본인여부를 판단하는 기술까지 터득하면서 실제로 연간 수백억 원 내외의 금융사기 피해 방지 실적을 거뒀다.

KB국민은행(행장 이환주)은 ‘딥러닝 기반 금융 패턴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AI가 딥러닝 기술로 수많은 피해 내역, 고객의 평소 금융거래 패턴과 자금 흐름을 학습하고 분석해 사전에 보이스피싱 징후를 탐지하는 것이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3달의 시범기간 만에 1450건의 사기 피해를 방지하며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이후 3차례 고도화를 진행했고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대포통장에 입금하는 시점을 실시간 탐지하는 AI 모델까지 개발했다. 기술 독창성을 인정 받아 특허로 출원된 모델이기도 하다.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은 고객의 금융 패턴을 감지하는 AI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ATM을 이용하는 고객의 행동을 AI가 분석하여 선글라스를 썼거나 모자를 착용하는 등의 이상 징후나 행동을 보일 시 경고 및 추가 인증을 요구한다. 2022년 은행권에서 최초 도입된 'AI 이상행동탐지 ATM기'다.
AI 음성봇 상담 시 고객의 목소리 톤, 말투 등을 분석해 불안, 당황 등 특정 감정이 감지되면 금융사기 위험을 경고하고 상담원을 연결하기도 한다.

초기 고령층이 많이 방문하는 영업점을 중심으로 사고접수가 38% 주는 등 성과를 거두자 2023년부터는 전국 모든 영업점의 ATM으로 확대 적용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193억 원 상당의 금융사기 피해를 방지했다.
신한은행은 그룹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과 협업해 보이스피싱, 착오송금 피해 발생시 최대 2000만 원까지 보상하는 '산한 슈퍼 SOL 금융안심보험'도 무료로 제공하며 피해 보상책도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행장 이호성)은 2018년 금융권 최초로 AI에 보이스피싱·대포통장 사고 패턴을 학습하는 악성 앱(원격 조종 앱 등) 탐지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들을 검사하여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악성 앱을 탐지하며 의심스러운 앱이 발견되면 즉시 경고창을 띄우고 금융 거래를 중단시킨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확산하면서 이에 맞춰 유형별 맞춤 전략도 세우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9103건, 2818억 원 상당의 범죄 피해를 막았다. 피해 예방금액 기준 지난 2020년 209억 원에서 4년 만에 13배 이상 늘었다.
우리은행(행장 정진완)은 지난 2019년 금융권 최초로 AI 기반 이상징후 검사시스템(FDS)를 도입한 이후 고도화에 한창이다. 지난 2월에는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강화에 초점을 맞춘 시나리오 기반 FDS를 은행권 최초로 선보였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한 FDS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영업점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무료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최대 1000만 원까지 보상 가능하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한 시스템은 금융권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상황”이라면서 “의심거래를 다 막으면 좋겠지만 피해 발생 시 보상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브랜드 이미지 제고나 신뢰 구축 차원에서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