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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수리 받으러 갔더니 느닷없이 견적비 날벼락...사전 안내없이 깜깜이 청구로 분쟁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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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수리 받으러 갔더니 느닷없이 견적비 날벼락...사전 안내없이 깜깜이 청구로 분쟁 속출
투명성 높일 제도적 보완 시급
  • 임규도 기자 lkddo17@csnews.co.kr
  • 승인 2026.07.22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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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시 동안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해 10월 중고차 플랫폼에서 더 뉴그랜저를 구매했다. 올 2월 엔진오일 누유가 발생해 플랫폼에 문의하자 무상보증기간이 남아 있어 현대차 서비스센터에서 수리 받으라는 안내를 받고 방문했다. 서비스센터에서는 엔진 부분은 무상 수리가 안 되니  중고차 구매처에서 AS를 받으라고 안내하곤 차량 점검 명목으로 3만6300원을 청구했다. 김 씨는 "무상 수리도 받지 못하는데 점검비까지 청구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울산 북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해 7월 SM6 차량이 심하게 떨리는 증상으로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당시 직원은 엔진이 파손돼 교체하거나 차량을 폐차해야 한다며 진단비 8만 원을 요구했다. 김 씨는 차량의 시동이 정상적으로 걸리고 주행도 가능했던 점을 이상하게 여겨 지인이 운영하는 정비업체에서 다시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점화플러그와 점화코일만 교체하면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 씨는 “엔진 교체나 폐차까지 권유한 진단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사전 안내조차 없었던 진단비를 내라고 해 황당했다”고 분개했다.

# 인천 남동구에 사는 정 모(남)씨는 지난달 카니발 차량 공조 버튼이 고장 나 부품 교체 가능 여부와 수리 상담을 위해 기아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당시 직원은 차량을 맡겨두면 점검한 뒤 연락을 주겠다고만 안내했다. 이후 서비스센터는 차량 점검을 진행했다며 약 23만 원의 점검비를 청구했다. 정 씨는 접수 과정에서 점검비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나 동의를 받지 못한 채 단순히 고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로만 이해했다며 항의했지만 직원은 이미 점검이 완료된 만큼 차량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점검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점검비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점검을 맡길지를 다시 판단했을 것"이라며 "사전 안내나 동의도 없이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차량 수리나 고장 진단을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았다가 예상하지 못한 진단·견적비를 청구받고 업체와 분쟁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서비스센터 방문 전까지 비용 발생 여부나 산정 기준을 전혀 알지 못하는 데다 현장에서도 점검이나 진단에 착수하기 전 충분한 설명이나 동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진단·견적비는 현장에서 사전에 안내하고 있으며 고객 동의를 받은 뒤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견적비는 교통사고로 인한 수리 등 보험 처리를 위해 견적서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견적을 산출하는 데 드는 실제 비용을 말한다. 진단비는 차량의 고장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진단·점검에 소요되는 비용이다.

진단·견적비를 부과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7조는 정비요금을 받지 않는 경우 진단·견적비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차량을 실제 수리하지 않아 정비 공임을 받지 않는 경우에는 사전에 고객에게 진단·견적비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안내한 뒤 비용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가 진단·견적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나 부과 기준을 서비스센터 방문 전에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는 진단·견적비의 부과 여부나 금액 기준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해야 할 의무가 없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기 전에는 소비자가 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KGM △한국지엠 등 국산차 제조사 5곳과 △BMW △벤츠 △아우디 △볼보 △테슬라 △폭스바겐 △BYD △토요타 △렉서스 △포르쉐 등 수입차 제조사 10곳의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정비를 진행하지 않고 차량 점검·진단이나 수리 견적만 받을 경우 발생하는 비용의 금액 또는 산정 기준을 공개한 곳은 없었다.

국산차 브랜드 가운데 일부 협력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센터 홈페이지에서만 진단·견적비 관련 기준과 안내를 확인할 수 있었을 뿐 대부분 완성차 브랜드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이 없었다.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기준에 따라 현장에서 고객에게 진단·견적비 발생 여부를 안내하고 동의를 받은 뒤 견적이나 진단을 진행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진단·견적비는 차량 상태와 작업 범위, 소요 시간 등에 따라 금액이 달라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워 홈페이지 등을 통한 사전 안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국산차는 직영과 협력 서비스센터, 수입차는 딜러사별로 운영 기준이 달라 세부 기준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범퍼만 손상된 것으로 보고 입고했더라도 점검 과정에서 엔진룸까지 손상이 확인되면 진단 범위와 시간이 늘어나 진단비도 달라질 수 있는데  고정된 기준을 사전에 제시했다가 실제 비용이 달라지면 오히려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홈페이지 등에 일률적인 기준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는 공식 서비스센터를 각 딜러사가 운영하고 있어 딜러사별로 진단·견적비 기준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본사가 홈페이지 등에 단일한 진단·견적비 기준을 공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뒤에도 점검·진단에 앞선 비용 안내와 동의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사전 고지를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안내 방식까지는 정하지 않고 있다. 시간당 공임이나 표준정비시간처럼 홈페이지에 공개하거나 인쇄물을 비치해야 할 의무도 없어 대부분의 서비스센터에서는 구두로만 안내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사전 고지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비용 안내를 둘러싼 갈등이 빈번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사전 고지나 고객 동의 없이 진단·견적비를 부과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관련 사항은 지자체에서 관리·감독하고 있다"며 “다만 진단·견적은 차량 상태에 따라 점검 범위가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어 비용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비요금처럼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소비자도 차량 견적이나 진단에는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는 만큼 일정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다만 비용을 받는 만큼 정비업체는 견적·진단비의 발생 여부와 금액, 산정 기준 등을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사전에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두 안내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인쇄물 비치나 안내문 게시 등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고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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