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은 만 18세 청년이 되면 보호시설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한다. 이들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난관은 '보금자리'다.
비씨카드는 2022년부터 자립준비청년들의 보금자리 마련을 위해 사회적 협동조합 '십시일방'과 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
매년 면접을 거쳐 선발된 지원자들에게 평균 2000만원의 임차보증금을 빌려주고 평균 50만원의 월세를 1년 동안 무상 지원한다. 주거에 필요한 가구, 집기류, 생필품 구매를 위한 현금성 바우처도 1인당 120만원씩 지급된다.
자금 지원도 큰 도움이지만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가장 큰 자산은 지원사업을 통해 얻는 '경험'이다.
생애 처음 원룸 계약을 하거나 자립할 때 대다수는 경험 많은 어른이 동행하고 조언하지만 자립준비청년은 그러지 못하다.
사회적 협동조합 '십시일방'이 수행 중인 역할은 '경험 많은 어른'의 역할이다. 자립준비청년들과 가까이 교류하며 자립 교육을 진행하고 개별적으로 필요한 것은 뭐가 있는지, 세심히 살피고 지원하고 있다.
우선 지원사업에 선발된 청년들은 부동산 어플을 통해 원하는 매물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런 부동산 매물 탐색부터 계약서 작성까지 모든 과정에 십시일방 직원들이 1:1로 동행한다.
십시일방 이호영 대표는 "부동산 매물을 탐색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부터가 십시일방에서 제공하는 자립교육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와 십시일방은 부동산 계약 경험뿐 아니라 금융 교육, 요리 교육 등 자립 교육을 1달에 2번 무상으로 제공한다. 특히 금융교육은 가장 방점을 두고 잦게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보호종료 시점에 수령하는 1000~2000만원의 자립정착금을 어떻게 잘 지키고 운용할 것인지, 매월 소비와 지출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관해 게임과 액티비티를 통해 체득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서적인 교류도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귀한 경험이다.
'이 프로그램을 거쳐 멋지게 성장한 청년을 소개해달라'라는 요청에 이 대표는 "너무 많아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하다가 "가장 최근에 이야기를 나눴던 청년의 사례"라며 연극배우로 멋지게 성장한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청년은 연극 배우를 지망했었는데 경제적으로 서울에 거주지를 구하기 어려워 매일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연극 연습을 해왔다. 그러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십시일방에 지원했고 합격한 뒤로 이 대표는 그가 매일 바쁘게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저희가 티켓 10장을 구입해 단체관람했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한번에 와닿는 감동이 있었다"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꽃다발을 전해주는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아요"라고 감동을 전했다.
현재 이 대표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다는 특성 때문에 소자본 자영업 창업 교육을 고민 중이라고.
그는 "사실 아르바이트로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그리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바리스타 자격증과 제과제빵 자격증을 취득한 자립준비청년들이 많은데 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경력을 쌓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창업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소자본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늘 고민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비씨카드와 십시일방의 지원사업은 올해로 2차년도를 맞았지만 '자립준비청년들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라는 모토를 갖고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다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2기 청년들은 원하는 매물을 직접 선택할 수 있었지만 1기 청년들은 십시일방과 전속 계약한 부동산이 보유한 매물 안에서 선택해야 했다.
이 대표는 "1차년도에 그렇게 하다보니 옵션이 제한적이어서 아쉬웠다"며 "그래서 2차년도부터는 청년들이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꿨고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십시일방 입장에서는 부동산 여러 개와 계약을 해야하다보니 부동산 계약 시즌만 되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20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면서도 "자립준비청년들이 원하는 곳에 살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비씨카드에서 십시일방과 함께 협력 중인 이수진 비씨카드 홍보팀 사원은 "십시일방과 상의하면서 입주 청년의 진로상담 등 기수별 자립준비청년의 상황에 맞게 세부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며 "하반기에도 입주 예정인 신규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웰컴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신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