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게임업계가 아쉬운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부분 업체 주가 역시 줄하락하며 10대 게임업체 오너들의 지분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분가치 3조 원 선이 무너졌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달 만에 5000억 원 선이 무너졌다.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과 펄어비스 김대일 의장의 지분만이 유의미한 증가를 기록했고 김 의장은 1조 클럽에 재차 진입했다.
5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게임업체 중 매출 상위 10곳 오너들의 지분가치(4일 종가 기준)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대폭 하락한 상황이다.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 넥슨과 해외 카지노 게임 수출 사업만을 영위하고 있는 더블유게임즈는 제외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5593억 원 증가...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은 1조 클럽 복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올해 가장 많은 돈을 번 오너다. 지분가치는 1조940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593억 원(40.5%) 증가해 전체 2위에 올랐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서비스 호조로 지난 2개 분기 연속 실적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올해는 기대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출시가 예정돼 있어 주가 역시 기대감이 반영됐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의 지분가치는 1조340억 원으로 1213억 원(13.3%) 증가하며 1조 클럽에 다시금 이름을 올렸다. 지분가치 순위는 4위에 올랐다. 펄어비스는 오랜 신작 부재와 신작 ‘붉은사막’의 연이은 출시 연기로 지난 2021년 말부터 주가가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붉은사막’의 B2C 마케팅 계획을 발표하며 지난 5월부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김 의장의 지분가치 역시 6월 말 1조 원대로 복귀했으며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의장의 지분가치는 1076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억 원(0.4%) 증가했다. 지분가치 순위는 8위다. 앞선 두 업체를 제외하고 모든 게임사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선방했다고도 볼 수 있겠으나 올초부터 6월 말까지 꾸준히 이어오던 데브시스터즈의 주가 상승세가 7월을 기준으로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다만 2분기 실적부터는 ‘쿠키런: 킹덤’의 중국 매출과 2분기 글로벌 출시한 ‘쿠키런: 모험의 탑’ 매출이 반영될 예정인 만큼 재차 반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지분가치 3조 회복 더뎌...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재차 5000억 원 붕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지분가치는 2조3805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270억 원(25.8%) 감소했다. 여전히 업계 부동의 1위에 올라있는 상태지만 4월 3일 이후 3조 원 밑으로 떨어져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는 카카오톡 서비스 중단 사고, SM 시세조종 의혹 등을 거치며 주가가 하락세를 탔고, 올초 경영 쇄신을 발표하며 반등세를 타기도 했지만 하락을 면치 못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분가치는 474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594억 원(25%) 줄었다. 규모로는 6위에 랭크됐다. 특히 지난 5월 10일 주가가 반등하며 5000억 원 선을 회복했으나 6월 말부터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김 대표의 지분가치 역시 4000억 원 대로 떨어졌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약세는 지난해 말 야심차게 출시한 ‘쓰론앤리버티’가 흥행에 실패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인 영향이 크다. 하반기부터는 ▲6월 말 출시한 글로벌 신작 ‘배틀크러쉬’를 시작으로 ▲다양한 콘텐츠 개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쓰론앤리버티’, ▲엔씨소프트 최초의 서브컬처 게임 ‘호연’ 등의 출시로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의 지분가치도 크게 하락했다. 4일 기준 566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106억(35.4%) 줄며 5위에 올랐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나이트크로우의 국내 흥행에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2분기부터는 박관호 의장의 경영 효율화 전략과 더불어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버전의 매출이 실적에 반영된다. 또 하반기 미르 IP의 중국 진출과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 역시 공개를 앞두고 있어 반등의 여지가 남아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분가치가 1조144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601억 원(5%) 줄며 3위에 올랐다. 다만 2분기 출시한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레이븐2’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하반기에도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 ▲‘RF 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등 기대작들의 출시가 예정돼 있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외에도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의장의 지분가치가 66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89억 원(30.3%) 줄었고,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의 지분가치는 562억 원으로 254억 원(31.1%) 감소했다. 웹젠 김병관 대표의 지분가치는 153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0억 원(1.9%) 줄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