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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통신] 불완전판매·고객센터에 50% 이상 쏠려…SK텔레콤 민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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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민원평가-통신] 불완전판매·고객센터에 50% 이상 쏠려…SK텔레콤 민원 급증
유심 유출 사고 여파...소비자 신뢰 흔들
  • 이범희 기자 heebe904@csnews.co.kr
  • 승인 2025.09.01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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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 민원이 가장 많이 제기된 유통 부문은 중고플랫폼에서 분쟁이 급증했다. 또한 사기성 짙은 해외직구 사이트가 기승을 부려 소비자 피해가 속출했다. 배달앱, 편의점 등 기존 플랫폼도 퀵커머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민원이 급증했다. 상반기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업종별로 분석했다. [편집자 주]

# 대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SK텔레콤 유심 사태가 난 후 공교롭게도 유심이 고장났는데 재고가 없어 5월 초에도 교체하지 못해 기다려야 했다. 전화는 사용도 못하는데 요금은 그대로 나가니 답답해 고객센터에 문의했으나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휴대전화를 일시정지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현재 이용 중인 결합상품 할인을 받지 못하게 돼 선택할 수 없었다. 이 씨는 "잘못은 통신사가 했는데 손해는 고객이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1월 어머니의 휴대전화 요금고지서를 보던 중 깜짝 놀랐다. 선택약정·결합 할인으로 평소 1만 원 정도에 불과했던 요금이 4만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내역에는 낯선 휴대전화 단말기 할부금이 포함돼 있었다. 알고 보니 어머니가 개통한 지 5개월 된 휴대전화 통화 품질 문제를 해결하려고 LG유플러스 대리점을 찾았는데 기기를 새로 개통해버린 것. 김 씨는 "어머니는 새 계약이 아닌 고장난 단말기를 멀쩡한 것으로 교체해준 줄로만 알고 있다. 고령자를 상대로 한 불완전판매는 반드시 제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북 군산에 사는 이 모(남)씨는 가족 5명 모두 휴대전화를 KT 회선으로 쓰는데 새로 이사간 아파트에서 통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 여러 차례 KT 측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현재로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견디다 못해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려했으나 고객센터는 “위약금은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 씨는 “온 가족이 집에서 전화, 인터넷 등 휴대전화를 제대로 쓸 수 없는데 통신사에선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올해 상반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불완전판매(26.3%)'에 가장 많은 민을 제기했다.

고객센터 관련 민원 점유율도 25.7%로 높게 집계됐고 요금·위약금(16.5%), 계약·해지(11.2%) 모두 두자릿수 비율로 조사됐다. 품질·AS는 9.1%, 설치·개통 철회 6.4%, 부가서비스 민원은 4.4%를 기록했다.


1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발생한 소비자 민원을 집계한 결과 통신 3사 모두 비슷한 수준이었다. LG유플러스가 35.3%로 민원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KT가 33.6%로 뒤를 이었다. SK텔레콤은 20%대의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으나 올해 유심 정보 유출 사고를 겪으며 소비자 민원이 30%대로 껑충 뛰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통신3사의 민원 건수가 소폭 감소한 가운데 SK텔레콤만 홀로 급증했다. KT는 민원 건수가 줄었고 LG유플러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유형별로는 ▶불완전판매(26.3%)와 ▶고객센터(25.7%)에 소비자 민원의 절반 이상이 쏠렸다. 

대리점, 판매점의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가 고객센터에 도움을 청해도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않는 무책임한 응대가 불만으로 이어진 결과다. 

불완전판매는 통신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민원이다. 가입 과정에서 스마트워치나 태블릿PC, 상품권 등을 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해놓고 개통 후 말을 바꾸는 사례가 속출했다. 단말기가 무료로 제공된다고 했으나 요금을 낼 때가 돼서야 24개월, 36개월 할부로 책정된 사실을 알게 되는 소비자도 많았다. 명의도용으로 휴대전화가 개통돼 억울한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도 이어졌다. 노인이나 판단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고가 요금제를 개통시킨 뒤 가족이나 지인이 뒤늦게 문제를 발견하고 구제를 요청하는 일도 다발했다. 

대부분은 대리점, 판매점에서 발생한 문제지만 직영점이나 통신사 아웃바운드 전화를 받고 상품을 가입했다가 이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호소도 적지 않다. 
 
▶통신 3사 모두 고객센터 관련 민원이 20%대를 웃도는 가운데 SK텔레콤은 30%를 넘어섰다. 지난 4월 유심 정보 유출 사태로 번호 이동과 유심 교체 문의가 급증하며 고객센터 민원이 쏟아진 탓이다. 이용자가 몰리면서 고객센터 연결이 안 된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이어 유심 교체 관련 문의  상담원도 정확한 안내를 하지 못하면서 민원이 발생했다. 

일반적으론 상담원에게 해지, 요금제 변경 등 처리를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지속됐다. 일부는 불친절한 응대로 소비자의 화를 돋우기도 했다. '확인 후 연락주겠다'는 상담원 말을 믿었는데 소비자가 연락할 때까지 소식이 없다는 지적도 흔했다.
 


▶ 요금·위약금(16.5%)과 ▶계약·해지(11.2%) 민원도 1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통신사 이동 시 과도한 위약금을 문제로 삼았다. 월 중 요금제 변경 시 데이터 요금이 일일 사용량으로 산정돼 덤터기를 썼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는 장기간 사용해 온 요금제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저렴한 상품이 있음에도 통신사에서 적극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사례도 눈에 띄었다. 

계약·해지는 대리점과 판매점의 불완전판매에서 기인한 경우다. 계약만료 기간을 노려 위약금을 모두 내주겠다며 타사로 가입을 유도한 후 개통이 진행되면 오리발을 내밀었다는 민원이다.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구해도 이미 개통돼 거절되는 일이 다발했다. 

▶집, 회사 등지에서 통신이 먹통인데 해결하는 데 수 주가 걸리는 등 품질·AS(9.1%) 민원도 적지 않았다. ▶설치·개통(6.4%) ▶휴대전화 보험, 멤버십 등 부가서비스 민원은 4.4%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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