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은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성분인 나프록센을 조합한 복합제 개발에 나섰다. 세계 첫 시도다.
대웅제약은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의 헬리코박터 제균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 확대,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를 항혈소판제로 쓰이는 약물과 함께 사용했을 시 안전성 확인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이하 온코닉)는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큐보를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 항혈소판제로 쓰이는 약물과 함께 사용했을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승인 받았다. 시험 예상 종료일은 2028년 9월 12일이다.
항혈소판제는 위 점막을 손상시켜 궤양이나 출혈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고위험군의 경우 PPI 제제를 함께 처방하거나 맞춤 복합제 제품이 시장에 출시돼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이 2023년 10월 최초로 아스피린, PPI 계열 성분 라베프라졸을 결합한 제품 라스피린캡슐이 있다.
학술지 '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따르면 이중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면서 관상동맥 중재술을 시행한 환자군에서 P-CAB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은 아무런 위장 보호제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 대비 상부 위장관 출혈 위험도가 41% 감소했다. 이는 PPI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예방효과와 비교해도 유의미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
P-CAB 치료제는 PPI의 짧은 반감기, 식후 관계없이 가능한 복용 편의성 개선을 장점으로 하고 있다. 이번 임상을 통해 자큐보를 위점막 출혈 예방에도 사용했을 때 유효하다는 점을 입증해 PPI를 대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9월 8일 삼성서울병원은 급성 심근경색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 후 이중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서 자큐보와 PPI 약물 사용간 차이를 보는 임상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는 온코닉이 지원한다. 해당 데이터에서 자큐보의 효용성이 입증될 경우 온코닉은 PPI 제제 대체 근거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자큐보가 갖는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치료 2개다. 현재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소화성 궤양 예방을 추가하기 위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현재 케이캡이 보유한 적응증은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위궤양 치료, 소화성 궤양 및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25mg 한정) 등 5개다.
케이캡은 지난 2020년 10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임상 허가를 받아 최근 종료가 됐다. 이와 별도로 복합제 개발 추진에도 나선 것이다. 소화기계에 이어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 정형외과로도 처방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있다.
HK이노엔은 복합제 개발을 통해 NSAIDs 장기 복용 환자 치료에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새로운 시장 가치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회사는 기존 허가 받은 25mg, 50mg 외에 12.5mg 제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 기존 제품 대비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5월 펙수클루 20mg 제품을 NSAIDs 유발 소화성궤양의 예방 적응증으로 허가 받았다. P-CAB 경쟁 제품 중 최초로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6월에는 대웅제약의 지원을 받은 건양대병원이 펙수클루 40mg 제품을 대상으로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임상을 허가 받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NSAIDs 복용 환자의 경우 10~60%가 위장관 불편을 경험하고 있는데 펙수클루 20mg은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다. 펙수클루는 40mg, 10mg에 이어 20mg 까지 확보하면서 P-CAB 계열 최초로 3가지 용량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헬리코박터제균 치료 적응증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적응증 확보를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펙수클루는 단일 브랜드로 토탈 케어가 가능하다는 차별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주사제형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 주사제 사용 편의성과 원가구조 개선을 위해 액상제형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P-CAB 치료제로 허가 받은 제품은 3종이 전부다. 각 사 모두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을 키우고자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 제제를 대체하기 위한 적응증 확대에 나서고 있다. 타 치료제와 함께 사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올해에도 PPI 제제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50%를 상회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7146억 원으로 이 중 차세대 P-CAB(칼륨 경쟁적 위산 억제제) 치료제 점유율은 약 24%로 나타났다. 국내 P-CAB 치료제가 본격 처방되기 시작한 2019년 5%대 점유율에서 5배 가까이 확대됐다.
케이캡의 올 상반기 매출은 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펙수클루는 505억 원으로 4% 줄었다. 다만 이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로 인해 올 3월부터 40mg 제품 기준 약가가 정당 939원에서 901원으로 4% 줄은 점이 영향을 줬다.
자큐보는 2024년 10월 국내 출시해 3개월간 5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상반기 매출은 1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배 늘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