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적 상황 악화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AI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금융의 판을 바꾸는 거대한 파도로 인식하면서 디지털 혁신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
◆ AI 혁신은 생존 위한 필수 과제... "참여자로 머물러선 안돼"
우선 생존을 위한 AI 디지털 혁신에 대해서는 4대 금융지주 회장 모두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디지털 기반 혁신이 매년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은 금융그룹들의 당면 과제이기 때문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새롭게 형성되는 AI 비즈니스 시장에서 우리가 먼저 고객과 사업기회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당장의 고민보다 다가올 '큰 파도'인 AI 기술의 발전 등 미래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AI와 디지털 전환이 단순히 수익 창출이나 업무 효율성의 수단이 아닌 생존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디지털 자산, Web3 월렛, 에이젠틱 AI의 확장이 현실화하고 있다. 예금, 대출, 송금 등에서 기존 금융회사들의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면서 “금융의 역사와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바뀌는 대전환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AI 기술 연계 및 통화, 외환 관련 정부정책 공조를 통해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금융의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지금 주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참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 차원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생산적 금융에 대해서는 사업방식의 대전환을 위해 전문적인 사업성 평가와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상담 중심의 영업을 통해 종합 자산·부채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자본 효율적 IB 비즈니스로 체질을 전환해야 한다는 점도 과제로 제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고객기반 확대만큼 중요한 것은 우량한 거래와 지속가능한 성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생산적 금융 확대와 계열사 협업체계 강화 등으로 고객과의 거래를 지속적인 관계와 성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향후 그룹의 성장은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 기업들의 동반 성장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하나금융의 맞춤형 금융지원으로 취약계층에게 금융의 기회를 확대하고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해 사회 균형성장에도 기여해야 한다”면서 “불완전판매 근절, 보이스피싱 선제적 대응 등 사전 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의 강화와 개혁 수준의 내부통제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올해도 언급된 내부통제 강화... "고객과 시장에 믿음 보여줘야"
금융지주 회장의 신년사 단골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내부통제 강화’다. 매년 주요 시중은행에서 직원 횡령·배임 등 내부통제 관련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고 은행들에 대한 고객 신뢰가 떨어진 데 따른 경각심 제고 차원으로 보인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디지털 전환과 확장 전략은 소비자보호, 내부통제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절대로 부정한 일을 하지 않고 가장 안전하게 내 정보와 자산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고객과 시장에 보여줘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고객의 정보와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금융소외계층을 돕기 위한 방법을 보다 치열하게 고민할 때”라면서 “내부통제 강화와 책무구조도의 실효성 있는 구동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는 하나금융은 특별히 더 경각심을 갖추자고 강조하는 모습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하나드림타운 프로젝트의 마지막인 그룹 헤드쿼터 조성사업이 마무리된다.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발생할 수 있는 사고예방을 위해 철저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해는 전 업무 매뉴얼화와 스마트시재관리기 영업점 배치를 통해 업무의 효율과 내부통제를 동시에 높였다”면서 “한 번의 금융사고와 정보 유출이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으니 업무 처리 시 기본과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 비은행 강화 강조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신한금융은 계열사 협력
올해 신년사에서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개별 회사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주목 받았다.
특히 경쟁사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가 낮은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을 회장들이 별도로 언급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하나증권의 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함 회장은 “증시활황 등 우호적인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룹 비은행부문의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본업경쟁력 강화와 리테일분야 확대 등 추진 중인 과제들이 빠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한층 더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이 본격 영업을 시작하고 동양생명·ABL생명을 인수하며 증권-보험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우리금융은 올해 계열사 경쟁력을 개선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차원의 협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한층 더 높여야 하며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자회사별 전문성과 역량이 결집된 그룹 시너지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 말했다.
신한금융은 계열사간의 협업 체계를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은행과 증권의 One WM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시니어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보험과 자산운용의 시너지를 통해 자산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에서도 확고한 초격차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