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10대 그룹 총수 신년사 키워드, 'AI'와 '기술'로 위기 돌파
상태바
10대 그룹 총수 신년사 키워드, 'AI'와 '기술'로 위기 돌파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6.01.02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10대 그룹 총수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와 ‘기술’로 압축됐다. 지난해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AI 전환 등을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가 두드러진다.

국내외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술 경쟁력만이 위기 돌파의 해법이라는 인식도 재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최태원·구광모·신동빈·허태수 회장, AI 전환으로 성장 모색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판도와 사업 구조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AI 시대는 이제 막이 오른 단계로 앞으로의 시장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기회도 무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AI 위원회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AI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5년 11월 SK하이닉스는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지역에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해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 역량을 확대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AI 연구·전략 조직을 대폭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텔리전스 허브와 매크로 리서치 센터를 구축해 고객·기술·시장 정보 통합과 글로벌 경영 환경 분석 기능을 강화했다. 또 같은 시기 미주 지역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담 기술 조직을 신설해 양산과 품질까지 아우르는 AI 메모리 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12월 산하 계열사 전반에 CEO 직속 AI 전환(AX)단을 신설했다.

2025년 12월 중순 일찌감치 신년사를 밝힌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서는 기존의 성공 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패러다임 변화와 경쟁 환경 재편을 언급하며 AI를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그룹도 AX를 전사 성장 전략으로 삼고 조직 체계를 정비 중이다. 지난해 5월부터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는 기존 디지털 전환(DX) 조직을 통합·격상해 ‘AX센터’ 체제로 운영하며 AI 기반 업무 혁신과 효율성 제고를 본격화했다.

이 조직은 업무 생산성 향상과 R&D 역량 강화, 구성원 AI 활용 역량 확대까지 포괄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미래 생존을 위해서는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변화의 뒤를 쫓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성장할 수 없다. PEST(정치·경제·사회·기술) 관점에서 변화의 흐름을 예상하고 전략과 업무 방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면서 “강력한 도구인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하자”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AI를 활용한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고강도 구조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함께 2024년 2월부터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과 포장 로봇, 자동창고 등 첨단 설비를 전면 도입해 운영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높였다.

전지소재 계열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하이엔드 동박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ESS·AI·반도체 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회로박 생산기지인 익산 공장을 중심으로 2024년 초부터 AI용 고부가 회로박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익산 공장은 현재 연간 약 1800톤 수준의 회로박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AI용 고부가 회로박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2026년까지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1.7배, 2028년에는 5.7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올해를 AI 비즈니스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원년으로 규정했다.

허 회장은 “그동안의 AI 활용 시도가 현장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는 도메인 지식과 피지컬 AI를 결합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를 보여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GS그룹은 전사적 AX 전략 아래 사내 AI 플랫폼 ‘미소(MISO)’를 2025년 11월부터 도입해 계열사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업무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에 앞서 같은해 7월 생성형 AI 통합 플랫폼 ‘AIU’를 별도로 도입해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안전한 AI 활용 환경을 구축했다.

▲(왼쪽부터)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왼쪽부터)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기선·김승연 회장 '기술', 정용진 회장 '고객'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기술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현장 적용 가능한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3200억 원을 투입해 조선소 운영 전반을 고도화하는 미래 첨단 조선소(FOS) 구축에 나서고 있다. FOS는 △1단계 조선소 운영 가시화 △2단계 AI 기반 예측·지원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현의 3단계 전략으로 추진되며, 2030년까지 생산성과 공사 기간을 각각 30%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방산 등 주력사업에서 원천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미래를 좌우할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50년 100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방산과 우주항공 해양 전반에서 글로벌 시장이 신뢰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엔진과 우주항공 분야의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 11월에는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주도한 누리호 4차 발사를 성공시켰으며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우주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아울러 미국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2025년 8월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고, 같은해 11월 1조1000억 원을 투입해 현지 조직 개편과 사업 기반 강화에도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올해를 ‘다시 성장하는 해’로 규정하며 고객 중심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2~3년간 이어진 신세계그룹의 혁신적 결단은 또 한 번의 성장을 위한 치밀한 준비 과정이었다”며 “이제 모든 준비를 마친 만큼 다시 높이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들은 이제 세계의 1등 고객이 됐다”며, K푸드·K팝·K패션으로 대표되는 K라이프스타일 확산의 중심에 신세계 고객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2025년 초부터 이마트 점포 수 확대에 다시 나서며 오프라인 경쟁력 회복을 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는다. 

한편 AI는 10위권 밖 그룹에서도 동일한 화두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는 AI를 활용해 신속히 처리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역시 AI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완전히 다른 선상에 서게 될 것”이라며 “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글로벌 통상 마찰과 지정학적 분쟁, 기술 패권 경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흔들리지 않는 지속 성장 기반을 단단히 다져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말고, 다가올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백년효성’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로 팀 스피리트를 실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효성그룹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