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라이벌 삼성카드(대표 김이태)와의 실적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등 수익성은 크게 회복하지 못해 연말까지 실적 개선에 대한 과제가 남아있다. 이에따라 오는 12월 예정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인사에서 박대표가 연임에 성공할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박 대표는 상무급인 페이먼트 그룹장에서 부사장을 건너 뛰고 대표이사로 직행한 그야말로 파격 인사의 주인공였다. 내부 출신 전임자인 문동권 전 대표가 연임하지 못하고 박 대표를 조기 발탁할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도 기대가 컸던 인사였다.
취임 당시 신한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비용 확대 및 건전성 부담으로 수익성이 둔화하며 순이익 1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준 상태였다.

◆ 취임 후 '조직 슬림화' 단행... 수익성 회복은 아직
박 대표는 취임 후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냈다. 기존 4그룹·20본부·81팀 체제를 4그룹·20본부·58부로 개편하고 파트 조직도 36개에서 12개로 줄였다.
인력 효율화도 병행했다. 신한카드는 2024년 12월과 지난해 6월을 비롯한 올해 1월까지 총 세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하지만 박 대표가 2025년 1월 공식 취임한 이후 새로 시행된 희망퇴직은 지난해 6월과 올해 1월 두 차례다.
지난해 6월에는 102명이 퇴직 대상자로 확정됐고 올해 1월 희망퇴직에는 60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한카드의 비대한 조직구조 특성 때문이다. 신한카드가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 통상근로자 2448명 중에서 허리급인 '과장~부부장급' 직원은 1648명으로 그 비중은 67.3%에 달한다. 부서장급 인원도 110명으로 카드업계에서는 가장 많다. 다만 직전년도 대비 과장~부부장급 직원은 32명, 부서장급 직원은 51명 순감소했다.
혹독한 다이어트의 댓가는 '업계 1위' 수성 실패였다. 신한카드는 박 대표 취임 직전이었던 2024년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 5721억 원을 기록하며 6646억 원을 기록한 삼성카드에 925억 원 뒤쳐지며 10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듬해 두 회사의 순이익 격차는 1692억 원으로 더 벌어졌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534억 원을 기록해 삼성카드(3105억 원)보다 571억 원 열세다.
카드업계가 지난해 가맹점수수료율 재산정 여파로 수익성이 감소한 측면에 더해 신한카드는 일회성 비용인 희망퇴직비용까지 대거 반영되면서 카드업계 1위 자리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올 들어 주요 영업지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의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123조4096억 원을 기록했는데 그 중 일시불 취급액이 11.1% 증가한 97조488억 원이었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실적 개선 배경으로 결제사업 펀더멘털 개선과 법인시장 공략, 해외법인 실적 확대를 꼽았다. 수익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과 비용구조 효율화, 선제적 리스크 관리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본업인 결제사업의 펀더멘털 개선과 법인시장 공략, 해외법인 실적 증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했다"며 "수익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과 비용구조 효율화를 통한 수익 창출력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과 동시에 수익 기반 확대에도 나섰다. 신한카드는 법인사업 조직을 독립 본부급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월 우량 법인 유치와 신시장 발굴을 담당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해 인력을 확충했다.
주요 기업 담당 인력을 재배치하고 임원이 법인 고객 미팅에 직접 참여하는 등 영업 지원도 강화했다. 상반기에는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PLCC를 출시했고 미래 지급결제 시장에 대비해서는 그룹 디지털 플랫폼 'New 슈퍼SOL'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스테이블코인·에이전틱 페이먼트 관련 역량을 내재화한다는 계획이다.
◆ 노사 관계도 회복세 접어들어... 혹독한 다이어트 성과 보여줄까?
혹독한 다이어트 과정에서 경색됐던 노조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박 대표에게는 다행이다.
신한카드 노조에 따르면 지난 달 신한카드 사측은 약 450명을 이동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 중 120여 명을 기존 생활권에서 벗어난 원격지에 배치에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노조는 박창훈 대표 집무실을 점검하고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며 박 대표의 퇴진을 촉구하는 등 강경한 자세로 사측과 마찰을 빚어왔다.
다만 지난 24일 원격지 발령 보완 방안에 합의하며 갈등은 일단락 된 상태다. 원격지 근무가 어려운 직원은 심사를 거쳐 기존 생활권으로 복귀시키고, 최근 5년 이내 원격지 근무 경험자의 재발령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원격지 근무자는 원칙적으로 2년 뒤 복귀시키고 발령 가능성을 사전에 안내하는 절차도 마련할 계획이라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큰 틀의 합의는 마무리됐지만 원복 대상자 심사와 사전 통보 시점 등 세부 이행 절차가 남은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조직을 정비하려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경영진이 영업 부진이나 조달 구조 개선 방안을 찾기보다 직원 수를 줄이는 방식에 집중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카드업권에서는 박 대표 취임 이후 혹독한 다이어트에 성공한 신한카드가 오랜 기간 선두 자리를 지키며 축적한 회원 기반과 영업 노하우를 통해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은 내부적인 필요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며 "신한카드가 20년 넘게 업계 1위를 유지하며 쌓은 노하우와 인력의 역량이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내부 정비가 끝나면 다시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