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는 성인보다 영양성분 권장량이 크게 적다.
영양성분 비율 표시가 성인 기준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자칫 나트륨 등을 과다 섭취할 우려가 있다.23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동원F&B ▲매일유업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베베쿡 ▲아이배냇 등 6개사의 영유아 대상 과자 및 간편식 23종 영양성분 표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이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을 성인 기준(2000kcal)으로 적용하고 있었다.
이들 제품은 포장에 '영유아용'으로 직접 명시하고 있진 않지만 '우리아이' '처음먹는' '아이얌' '아이꼬야' 등 문구를 활용해 영유아 전용 제품으로 인식된다.
문제는 성인과 영유아의 영양성분 권장 섭취량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나트륨의 경우 만 3~5세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1000mg으로 성인(2000mg)의 절반 수준이다. 성인 기준 표시를 그대로 믿고 아이에게 먹일 경우 실제 섭취 비율은 표시된 것보다 두 배가량 높아진다.

과자류 제품 중 실제 권장량 대비 비율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제품은 ▶남양유업 ‘우리아이 처음먹는 감자얌얌(중량 35g)’이다. 이 제품의 나트륨 함량은 200mg으로 성인 기준으로는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만 3~5세가 먹을 경우 20% 수준으로 두 배 높아진다. 과자 한 봉으로 하루 권장량의 5분의 1을 먹게 되는 셈이다.
▶남양유업 '우리아이 처음먹는 새우얌얌(180mg)' '우리아이 처음먹는 양파얌얌(135mg)'·'아인슈타인 순수유과볼 고소한 인절미(105mg)'·'아이꼬야 고구마퐁(100mg)'도 나트륨 함량비율이 5~7%수준이나 대상 연령 층을 기준하면 10%대로 훌쩍 높아졌다.
▶매일유업 '요미요미 핑크퐁 아기상어 미니팝 구운옥수수(40mg, 중량 25g)', '아기상어 미니팝 딸기요거트(40mg)' ▶베베쿡 '꼬소미콘칩(25mg)'과 아이배냇 '쏙쌀과자 인절미(25mg)' 등도 나트륨 함량을 성인을 기준삼아 1~2%로 표시했지만 영유아 연령층을 기준하면 2.5%대로 높아진다.
간편식 제품에서는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일동후디스 ‘아이얌 우리아이 바로먹는 짜장소스(420mg)’도 성인 기준 21%이나 만 3~5세로 변환하면 42%로 크게 높아진다.
영양성분 표시 기준이 성인이냐, 영유아냐에 따라 섭취 비율이 크게 달라지면서 소비자가 실제 나트륨 섭취량을 정확히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영유아 대상 제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염’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표시 기준이 성인 중심으로 돼 있어 실제 섭취량이 축소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섭취 연령 표시 및 영유아 기준 영양정보 표기는 '영유아식품'으로 분류된 제품에 한해 적용된다"며 "해당 제품들은 일반 가공식품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별도의 섭취 연령 표시나 영유아 기준 영양정보 표기 대상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영유아용 식품류에는 분유나 이유식 등이 포함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어린이가 섭취할 경우에는 개인의 연령과 섭취 상황 등을 고려해 보호자의 판단 하에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 ‘영·유아용로 표시된 식품’이 아니라면 성인 기준으로 영양성분 표시를 하는 것은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유아 대상 식품의 경우 연령별 권장 섭취량이나 환산 기준 등을 함께 안내해 소비자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어린이용 식품이라면 해당 나이에 맞게 영양 성분 표시를 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성인 기준으로만 표시돼 있다면 소비자들이 오인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