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 올라 칼레니우스가 미국의 중국산 자동차 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정이 있다면 무엇이든 감수해서라도 미국 내 입지와 사업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칼레니우스 CEO는 28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과 중국 간 경쟁 구도 등 지정학적 상황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며, 미국 내 관련 논의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가 지난주 '커넥티드 차량 보안법(Connected Vehicle Security Act of 2026)'을 통과시키면서,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는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1·2대 주주가 모두 중국계인 벤츠 역시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법안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상원 상무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으며, 아직 상원 본회의 표결은 거치지 않은 단계다. 핵심 조항은 중국계 지분이 15%를 초과하는 완성차 업체의 커넥티드카(무선통신 탑재 차량)를 미국에서 수입·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블루투스, 와이파이, 셀룰러 통신, 일부 위성통신 기술이 탑재된 차량이 규제 대상이며, 중국·러시아·이란·북한과 연계된 차량 및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도 함께 규제한다. 시행 시점은 2027년 1월로 예정돼 있다.
법안을 심사·의결한 테드 크루즈 상무위원장은 이 조항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벤츠가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법안 통과 전 조항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안을 발의한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는 벤츠가 지분 구조를 조정할 수 있도록 2030년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필요시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초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시행한 '중국산 승용차의 미국 판매 금지' 행정규칙을, 이번 법안이 법으로 명문화하는 셈이다. GM과 전미자동차노조(UAW), 자동차산업 연합체 CAR연합 등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전기차 비중이 낮은 벤츠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반면, 기존 내연기관 차량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현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벤츠는 앨라배마 공장 SUV 생산 확대에 2030년까지 40억 달러를 투입하는 등 총 70억 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칼레니우스 CEO는 북미 무역협정 개정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엔진 생산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협상에서 미국산 부품 사용 비율을 규정하는 조항이 새롭게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칼레니우스 CEO는 북미 무역협정 개정 협상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엔진 생산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협상에서 미국산 부품 사용 비율을 규정하는 조항이 새롭게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벤츠의 미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중국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내연기관 차량이 전기차보다 마진이 높다는 점도 벤츠가 미국 사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독립 자동차 애널리스트 마티아스 슈미트는 "미국에서 직접 생산만 하면 수익은 사실상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곽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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