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사는 김 모(남)씨는 중고나라 앱을 통해 안전 결제로 아이폰 판매를 완료했지만 '정산보류(대기) 상태'서 진척이 없어 골치를 썩었다. 고객센터는 통화를 시도한 지 7일째지만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1대1 문의 게시판에도 글을 남겼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김 씨는 "광고에서는 안전결제가 편리하고 안전하다고 강조하지만 실상 정산보류 등 문제 시에는 고객센터가 연결되지 않아 소비자 속을 썩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이 성장하며 거래 시 발생하는 피해 양상이 구매자와 판매자 간 다툼에서 이용자와 플랫폼 간 분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올해 제기된 소비자 민원의 절반 가까이가 플랫폼 시스템이나 서비스 운영 방식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지난해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년에 비해 약 14% 증가했다. 특히 분쟁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그간은 가품·불량품 판매, 반품 거부 등 개인간 분쟁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플랫폼 민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1~3월까지 중고거래플랫폼 관련 민원 중 전체의 47.9%가 플랫폼에 불만을 제기한 내용이다.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거래 안전성을 위해 자체 페이나 안전결제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했지만 그에 따른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당근마켓은 '바로구매 시스템' 정산 지연이나 당근페이 반환 등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이같은 문제 시 고객센터 연결마저 쉽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증폭되는 현상을 보였다. 고객센터가 전화 상담 없이 앱 내 AI 챗봇으로만 고객 문의를 처리하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중고나라는 올 1분기 발생한 민원 10개 중 8건이 '안심결제' 정산 지연 등 미정산 관련 내용이다. 번개장터는 자체 검수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수수료는 떼어가며 소비자 민원에는 정작 뒷짐 진 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거래 안전성을 강화하고 분쟁 대응이 쉬우며 결제 편의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자사 결제 시스템 이용을 권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당근페이' 안전거래 서비스 이용 시 구매자에게 거래금 3.3%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공제한 뒤 정산한다. '번개페이' 도입으로 일반상점 수수료는 6%다. 중고나라는 '안심결제' 이용 거래에서 2만 원 초과 거래 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수수료 3.5%씩 부과한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원이 국회를 통해 보고한 '중고거래 사이트 관련 피해구제 현황'에 따르면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 등을 피신청인으로 한 피해구제 신청수는 2024년 82건에서 2025년 17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2년 18건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이다.
소비자원 또한 중고거래 분쟁이 기존에는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이용자와 플랫폼 간에서 발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실제 당근마켓은 지난해 총 1억5903만 원에 달하는 제재금을 부담했다. 이 가운데 100만 원은 2025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전자상거래법' 제20조 제2항 위반 과태료다. 나머지는 2023년경 정기 세무조사 '국세기본법' 위반에 따른 부가세다.
당시 공정위는 당근마켓에 유료 광고 서비스 '비즈프로필' 입점 판매 등 B2C 영역 사업자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전자상거래법'은 통신판매중개업자에 통신판매중개 의뢰자가 '사업자'인 경우 이름과 주소, 상호, 전자우편 주소, 사업자등록번호, 통신판매신고번호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중고거래 플랫폼 측은 거래 건수가 증가하며 자연스럽게 분쟁 건수가 함께 늘었다는 입장이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연간 거래 연결 건수 1억9000만 건을 기록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월 거래 건수가 101만 건을 돌파했다. 중고나라도 2025년 연말결산을 통해 거래 건수가 전년 대비 78.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이용자 및 거래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플랫폼 역할에 대한 주목도 또한 늘면서 민원 건수가 급증했을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 프로세스 효율화와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이용자 보호, 이상 거래 탐지 체계를 강화해 보다 안전한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안전결제와 거래 대금 지연 등 C2C 분쟁은 성격이 다르므로 구분돼야 한다"며 "실제 일평균 사기 건수는 '번개페이' 전면 도입 이후 95% 급감했다"라고 설명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최근 민원 유형이 '안심결제' 기반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의로 변화하는 추세"라며 "해당 서비스는 사기 등 이상 거래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 안전장치지만 모니터링과 같은 검증 절차가 수반되는 과정이 이용자로서는 정산 지연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