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북구에 사는 전 모(남)씨는 올해 3월 설치한 B가전사 에어컨이 묵은 재고 제품이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설치 후 확인하니 실내기는 제조일이 2025년 3월이고 실외기는 2024년 12월이었다. 전 씨는 구매한 매장과 제조사 측에 항의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전 씨는 "실내기와 실외기 제조일이 다른 데다 생산 1년이 지난 제품이라면 품질 내구성에도 영향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걱정을 토로했다.
# 경기도 수원에 사는 서 모(남)씨는 지난 4월 C가전양판점에서 벽걸이 에어컨을 구매했다. 당시 판매원은 2025년 생산된 제품이라고 설명했으나 설치하고 보니 2024년 7월 제조였다. 게다가 제품이 얼마 안 돼 고장 나 AS까지 받아야 하다 보니 서 씨는 제조일이 2년에 가까워 내구성이 떨어졌다고 생각됐다. 서 씨는 "판매원에게 항의하니 할인받아 구매하지 않았느냐며 내게 책임을 돌리더라"며 "반품 환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적절한 대응과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 광주에 사는 엄 모(남)씨는 청소 전문업체 D사에 에어컨 세척을 맡겼다가 제품이 고장 나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5월 청소 완료 후 에어컨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불안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청소 후 가동 시 냉방이 되지 않았다. 제조사 AS 기사는 배관을 건드려 냉매 가스가 다 빠졌고 관련 부품 교체로 비용이 24만 원 발생한다고 안내했다. 엄 씨가 청소업체에 보상을 요구하자 "애초에 배관에서 가스 누설이 있었을 것"이라며 과실을 부인했다.
# 경기도 수원에 사는 조 모(여)씨는 지난 5월 에어컨 청소업체 E사에 서비스를 신청했다가 전문성 없는 담당자 과실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에어컨 청소업체서 벽걸이형 에어컨 "배수 호스가 부러졌다"며 제조사를 통해 수리가 완료돼야 청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문한 제조사 기사는 호스는 부러지지 않았고 청소 시 이를 분리할 필요도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청소업체의 잘못된 판단으로 불필요하게 배수 호스 재삽입 명목으로 수리비 4만7000원을 지출해야 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며 에어컨 설치비 분쟁과 품질 문제, 불량 청소 서비스 등 관련 민원이 급증하는 추세여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온라인몰에서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을 구매해도 설치 현장에서 예상을 웃도는 설치비를 요구 받는 사례가 대표적인 소비자 피해 유형이다. 최근에는 에어컨 제조일이 1, 2년 지난 제품을 고지 없이 판매하는 '재고 떨이', 유료 청소 서비스 후 '고장' 등 민원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10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가 지난 2025년 한해 동안 제기된 에어컨 민원의 월별 비중을 분석한 결과 7월 민원 비중이 34.7%로 가장 높았다. 전체 민원의 10건 중 3건이 이 기간에 집중됐다. 전월인 6월(17.2%)과 비교해도 약 두 배 급증한 수치다.
에어컨 민원은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5월(5.9%)부터 서서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월에 정점을 찍는다. 이후 8월(16.9%)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9월(6.5%)부터 감소세로 돌아선다.

월에 따라서 민원 유형에도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7~8월에는 여름철 냉방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제품 고장과 수리 지연 분쟁이 쏠렸다. 에어컨 고장이나 냉방 불량, 수리 지연 등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이 크게 늘었다. 특히 이 기간 AS가 몰리면 수리가 수 주간 지연되기도 해 불만이 커졌다.
5~6월에는 여름을 앞두고 에어컨 구매와 설치가 집중되는 데 따른 민원이 주를 이룬다. 과도한 설치비, 배송 지연, 불량 청소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설치비 문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오텍캐리어 등 제조사보다는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서 구매한 경우에 주로 발생했다. 상세페이지에 설치비용을 고지해도 현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비용이 추가되면서 다툼이 빈번했다. 특히 에어컨 가격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해 구매를 유인하고 설치비로 이를 보전하려 한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에어컨 사용 전 비용을 들여 전문업체에 세척을 맡기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지만 곰팡이나 먼지가 그대로 남아 있는 등 부실한 청소 서비스를 지적하는 경우가 다발했다. 청소 서비스 후 제품이 고장나거나 외관이 파손되는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에어컨 구매 전 예상 설치비를 반드시 확인하고 배송 지연 가능성을 고려해 여유 있게 주문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AS도 한여름에 몰리기 쉬우므로 사전에 제조사를 통해 점검 받는 것도 방법이다.
온라인몰에서 구매할 때는 기본 설치비 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설치비 항목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배송 지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구매 전 '이용후기'나 '평균 배송기간'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 이 시기마다 온라인몰에서 판매한 에어컨 재고 소진을 핑계로 다른 사이트로 유인해 결제를 유도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판매 페이지나 매장 판매원이 '최신형' '신제품'이라고 홍보하더라도 제조사 공식몰에서 모델명을 직접 검색해 실제 출시일과 스펙을 대조해봐야 한다.
한 가전업체는 "실내기와 실외기는 각각 생산되는 제품인 만큼 제조 시점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설치되는 제품은 모두 호환성이 검증된 모델로 구성되기 때문에 제조일자 차이로 인해 성능 저하나 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