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충남 계룡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업체를 통해 삼성전자 에어컨을 109만9000원에 구매했다. 당시 상세 페이지에 따라 설치비 35만 원과 실외기 앵글설치비 15만 원이 현장에서 추가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당일 설치 기사는 진공청소 등을 포함해 총 105만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 예상보다 55만 원이 더 청구된 것. 이 씨가 설치 말고 에어컨만 두고 가라고 요청했지만 기사는 초도 배송비 15만 원을 챙긴 채 제품까지 수거해 돌아갔다. 업체는 이후 설치기사의 기름값까지 요구했다. 플랫폼 측에서 중재해 환불이 완료됐지만 배송비 15만 원은 결국 돌려받지 못했다. 이 씨는 "배송비는 배송비대로 지불하고 결국 남은 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례2 경기도 성남에 사는 이 모(남)씨는 대형 이커머스에 입점한 업체를 통해 LG전자 에어컨을 실외기 포함해서 156만 원에 주문했다. 상세 페이지에서는 투인원 멀티 에어컨의 경우 기본 설치비를 25만 원으로 안내했지만 설치 과정에서 기사가 추가 요금을 부과하더니 완료 후 총 89만 원을 청구했다. 설치 기사가 현금 지불 시 깎아 주겠다고 해서 79만 원을 계좌이체로 지불했다. 이후 기사에게 '설치비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문자를 보내니 10만 원을 되돌려 줬다. 이 씨는 "어느 정도 추가 비용이 들 것은 예상했지만 어떻게 에어컨 가격의 절반 이상이 설치비로 청구되는지 모르겠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245만 원짜리 상품으로 팔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사례3 경기도 수원에 사는 권 모(남)씨는 에어컨 전문 판매업체 온라인몰에서 벽걸이형 에어컨을 48만 원에 구매했다. 일반 배관형 제품이며 설치 장소에서 베란다까지 2m도 안 됐기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설치 기사는 '진공 작업이 필수'라며 △배송비 3만 원 △배관비 2만 원 △앵글비 10만 원 △진공 작업 15만 원에 더해 △설치 보증 기간을 2년까지 연장해 주겠다며 15만 원을 추가해 총 45만 원을 청구했다. 설치 보증 기간 연장비가 비싸다고 항의하자 설치 기사는 기존 15만 원에서 2만 원으로 깎았다. 권 씨는 "구옥의 경우 배관이 설치돼 있지 않으면 진공 작업이 필수라고 하지만 최대 비용을 요구한 게 너무 괘씸했다"며 "나중에 구매처에 재차 항의하니 업체마다 다르다고만 말하더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온라인몰에서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설치 현장에서 구매가에 맞먹는 추가 설치비를 요구받았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을 판매하며 구매를 유인한 뒤 설치 과정에서 수십만 원의 추가 비용을 청구해 최종 지불액이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업체가 일부러 판매가를 저렴하게 설정해 두고 추가 설치비로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
9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에어컨 설치비 과다 청구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상당수 소비자가 제품 배송이 완료된 뒤에야 설치 기사로부터 수십만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안내받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판매 상세 페이지에 '설치 항목별 비용'이 안내돼도 비전문가가 실제 설치 구조를 알 수 없어 비용을 예측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추가 설치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수령이나 설치를 거부하더라도 15만 원 이상에 달하는 반품비를 부담해야 하다 보니 퇴로가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오텍캐리어 등 제조사 자체 판매보다는 쿠팡·네이버쇼핑·지마켓·옥션·11번가·SSG닷컴·롯데온 등 온라인몰에 입점한 업체에서 저가 판매 후 에어컨 추가 설치비를 과도하게 청구한다는 내용이 대다수다. 제조사 공식몰보다 가격을 싸게 책정하는 곳이 많다 보니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현행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에어컨 등 계절가전은 온라인 판매 시 상품 정보를 필수로 기재해야 한다. 추가 설치 비용을 비롯해 ▷품명 및 모델명 ▷KC 인증정보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크기 및 형태 ▷냉난방면적 ▷품질보증기준 ▷AS 책임자와 전화번호 등이다.
따라서 판매업체들은 상품 상세 페이지를 통해 기본 설치비 등 '에어컨 설치 비용 단가표'를 안내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실제 배관 길이, 실외기 설치 위치, 타공 여부 등을 사전에 알기 어려워 최종 설치 비용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판매업체 역시 설치기사가 현장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주거 환경을 확인할 수 없어 정확한 추가 비용을 미리 안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보니 상세 페이지에는 '설치 비용 단가표'와 함께 '현장에서 발생하는 추가 설치 비용은 설치 기사와 별도로 협의해야 한다'는 안내 문구를 함께 기재하기도 한다.
이커머스 플랫폼 업계에서는 상시 모니터링하며 판매자에게 제품 상세 페이지에 에어컨 배송비 및 설치 비용을 명확하게 기재하고 설치 진행 전 소비자에게 설치 비용 및 발생 가능한 추가 비용을 사전에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대형 가전 특수성에 따라 설치 기사도 현장을 봐야 견적이 나오기 때문에 너무 큰 애로 사항이다"라며 "플랫폼 측에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판매자에게 소비자가 설치 비용에 대한 영수증 또는 세부 내역서를 요청할 경우 발급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법적으로 고지 의무가 마련돼 있고 플랫폼 차원에서의 모니터링도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배송받은 뒤 설치 기사로부터 과도한 에어컨 추가 설치비를 요구받는 사례가 다발하고 있다. 다만 에어컨은 배관 길이, 실외기 위치, 타공 여부 등 현장 여건에 따라 설치 난도가 크게 달라지는 제품인 만큼 방문 전 정확한 견적 산정이 어렵고 설치비 차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는 홈페이지 QnA를 통해 에어컨 설치 시 기본 설치 범위와 추가 설치비 항목을 안내하고 있다. 실외기 받침대부터 보양, 도선료, 제어기, 배관, 타공, 점검구, 전완선, 옵션, 사용 중인 제품 철거 시까지 상세하게 명시돼 있다.
삼성전자 기준으로 항목당 추가 금액은 최소 1만2000원에서 최대 80만 원이다. 다만 기본으로 제공되는 배관 길이가 길고 타공도 일정 횟수까지 무상으로 제공된다. LG전자 기준으로 기본 배관 길이는 최대 8m이며 타공도 2~3회까지 무상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설치 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집 구조에 따라 견적이 다르다 보니 정확하게 얼마가 든다고 단정 짓기 어렵지만 추가 설치비만 100만 원 이상인 경우는 드물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