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성장에 따른 비용은 지방정부가 부담하면서 늘어난 세수의 혜택은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 현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재정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9일 추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도가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산업 성장에 필요한 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재정상 '이중 모순'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추 지사가 문제로 꼽은 것은 산업 성장과 경기도 세입 간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이다.
경기지역 소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 기업 이익에 부과되는 법인세는 국세로 중앙정부에 귀속된다. 반도체 산업 성장으로 지역 경제 규모가 커지더라도 경기도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세입은 이에 비례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인세를 비롯한 내국세가 늘면 지방교부세 재원은 확대된다. 내국세가 10조 원이 늘면 약 1조9000억 원의 지방교부세 재원이 추가로 마련되는 구조다.
다만 경기도는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다. 올해 약 66조 원 규모의 보통교부세가 지방정부의 부족한 재정을 보전하는 데 활용되지만 경기도에는 지급되지 않는다. 반도체 산업 성장으로 경기도의 GRDP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두고 경기도의 재정 여력까지 좋아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추 지사의 설명이다.

추 지사는 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기업과 일자리를 유치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경기도가 부담하면서도 그 결과 발생한 세수는 경기도 재정으로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 구조를 '이중 모순'으로 규정했다.
소방 재정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지난달 기준 전국 시·도 소방공무원 정원 약 6만7000명 가운데 경기도 소방인력은 약 1만1000명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한다. 인건비는 약 1조1000억 원에 이른다.
추 지사는 소방 자체가 지방사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한 취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차원의 인력 동원과 지휘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져 국가직 전환이 이뤄졌지만 재원 체계까지는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통교부세를 받는 다른 지방정부는 부족한 재정을 교부세를 통해 일정 부분 보전할 수 있지만 경기도는 이마저도 어렵다. 추 지사는 중앙정부의 소방 관련 지원이 약 800억 원에 그쳐 1조 원이 넘는 인건비 부담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재정 구조도 개편 필요성의 근거로 들었다. 경기도의 올해 전체 예산은 약 41조7000억 원이지만 도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약 3조5000억 원 수준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복지사업과 국비 매칭사업, 시·군 조정교부금 등 사용처나 부담 규모가 이미 정해져 있다. 여기에 추 지사는 경기도는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아 세입 감소나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지출이 발생할 경우 재정 운용에 제약이 크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앞으로 지방정부가 맡게 될 업무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방노동감독관 제도를 들었다. 경기도는 올해 하반기 170명 규모의 지방노동감독관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부터 현장 노동감독을 시작할 계획이다.
추 지사는 노동감독관과 특별사법경찰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현장 활동비를 지방정부에만 부담시키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동감독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징금과 과태료 등의 재원을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고 노동감독관 인건비와 수당, 현장 활동 등에 다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추 지사는 반도체 산업과 소방, 지방노동감독 사례 모두 국가와 지방 간 권한·책임과 재원의 불일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광역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역할이 달라진 만큼 과거 기준에 머물러 있는 지방재정과 세입 구조 역시 이에 맞춰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 지사는 "권한을 지방에 주려면 재원도 함께 줘야 하고, 책임을 맡기려면 책임을 감당할 수단도 함께 줘야 한다"며 "부담이 있는 곳에 재원이 따라가도록 지방재정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