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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1년 ㊦] 단일종목 ETF·보이스피싱·실손누수 등 '산넘어 산'...임기 2년차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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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1년 ㊦] 단일종목 ETF·보이스피싱·실손누수 등 '산넘어 산'...임기 2년차 시험대 올라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6.08.0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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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첫 금융감독수장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사전적 소비자보호'라는 일관된 목표를 내세우며 금융권에 소비자보호문화를 확산시켰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 보호에 소극 대응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공존하고 있다. 이 원장 취임 1년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임기 2년차를 맞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급증하는 보험사기와 실손보험 누수 문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촉발된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소비자보호장치 강화 등 구체적 성과를 내야하는 여러 문제들에 직면했다. 

조직 운영과 관련해서도 검사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실무 인력 누수 문제, 직원 처우 개선 등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제공: 금융감독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제공: 금융감독원)

실손보험 누수문제 심각...보이스피싱 고도화 대처방안도 고민

금융권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험업권에서는 의료기관발 보험금 누수와 이로 인한 소비자 문제가 시급한 현안이다. 일부 요양병원이 암 환자 유치를 위해 비급여 진료비를 결제받은 뒤 치료비의 일부를 환급해주는 '페이백' 영업으로 실손보험금 누수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한방병원의 보험금 과잉 청구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교통사고 환자에게 미리 제조한 한약을 무분별하게 처방하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의 보험금을 부당 청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 초 손보사 4곳에 해당 한방병원 고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실손보험 적자 확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실손보험 관련 보험손실 규모는 1조8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6% 확대됐으며 실손보험 경과손해율도 101%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 들어 실손보험 악용 보험사기 특별신고, 포상 기간을 운영한 데 이어 도수치료와 함께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인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해 분쟁조정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과잉진료로 인한 보험금 부당 청구는 결국 일반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과 보험업권의 협조는 물론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보험사기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찬진 원장은 지난해 11월 제2차 금융소비자보호 토론회에서 실손보험에 대해 과잉진료 등 구조적 문제와 비급여 버블을 양산하는 일부 의료기관의 '제3자 리스크'가 심화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찬진 원장은 지난해 11월 제2차 금융소비자보호 토론회에서 실손보험에 대해 과잉진료 등 구조적 문제와 비급여 버블을 양산하는 일부 의료기관의 '제3자 리스크'가 심화돼 왔다고 지적했다.

피해 규모가 커지는 보이스피싱 문제 해결 역시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 원으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피해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보이스피싱 수법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AI 딥페이크를 통해 자녀의 목소리를 복제한 뒤 부모에게 급전을 빌려달라는 목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르는가 하면 SNS를 통해 이성인 척 접근해 친밀감을 쌓은 뒤 다양한 핑계로 금전을 가로채는 일도 빈번하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4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보이스피싱 신고 음성파일 3959건을 분석해 반복 제보된 사기범의 목소리를 공개하고 실제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목소리와 주요 수법, 소비자 당부사항 등을 안내했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자와 명의인이 금융회사 앱을 통해 신청서 등을 제출할 수 있도록 비대면 서류제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한편 저축은행으로 자금 이체 시 이체정보 확인, 거래내역 조회 화면 등에서 개별 저축은행명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금융권 업무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수법이 다양해지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금감원의 역량 강화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정혜련 경찰대학 법학과 교수는 "그동안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사업자와 사용자 규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으나, 이제는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당국의 보이스피싱 대응 역량을 확충하고 전문성을 보강해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 투자자 보호 방안 시급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로 촉발된 투자자 보호 문제도 이 원장의 해결 과제 중 하나다. 금감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앞두고 금감원에서는 해당 상품에 대한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상장 후에는 종목가가 최대 36.9% 하락하자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 원장이 뒤늦게 "드러누워서라도 (출시를) 막았어야했다"고 발언한 점에서 금감원이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실책을 범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조치권을 신설해 시장 불안이 심해질 경우 레버리지 상품 배율을 즉시 낮출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사진제공: 재정경제부)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조치권을 신설해 시장 불안이 심해질 경우 레버리지 상품 배율을 즉시 낮출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사진제공: 재정경제부)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지 1개월이 지난 뒤에야 투자자 기본예탁금을 상향하고 관련 마케팅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고 이후에도 변동성이 심해지자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긴급조치권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레버리지 비율을 2배에서 1.1~1.5배로 낮추거나 투자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긴급조치권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배율 조정이 가능해지면 시장 상황에 따라 상품 구조를 조정할 수 있어 변동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투자자의 순매수·순매도 규모, 운용 규모, 장중 괴리율에 초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점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더욱 적극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피해를 파악하고 장기적으로는 상장폐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에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금감원이 상장 이후 투자자 피해 규모를 확정한 뒤 상품의 부실한 설계를 대수술하고 궁극적으로는 상장폐지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무 범위에 비해 적은 직원수와 처우문제 고민...'실세 원장'이 해결 가능할까?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금감원은 지속적인 인력난과 직원 처우 문제도 불거지고 있어 이 원장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 원장 취임 후 금감원 직원 수는 확대되고 있다. 금감원 경영정보공개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 수는 2454명으로 작년 말보다 62명 순증가했다. 직전년도에는 27명 순감소했다.

그러나 소비자보호 강화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존 금융회사 감독 이외에 소비자보호 관련 별도 검사반에도 인력이 투입되는 등 업무 부담이 심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감원 내부의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금감원 퇴직 후 취업 심사를 통과한 직원은 50명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인원이었다. 특히 50명 중에서 현장조사와 실무를 맡은 3급과 4급 직원이 절반이 넘는 27명이었다. 

업무는 과중되고 있지만 직원 처우 수준은 낙후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금감원 정규직 직원의 평균 보수는 1억116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직원 평균 연봉 1억8100만 원보다 7000만 원 가량 적은 수준이다. 

금감원 노조에 따르면 현재 직원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20시간이지만 실제 수당으로 지급되는 시간은 절반 가량에 그치고 있다. 이는 기관별 인건비 총액이 제한된 총액인건비 제도 때문으로 노조에서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실세 원장'인 이 원장이 하반기 금융위원회와의 내년도 예산협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관철시켜 예산 증액을 받아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지수사권에 이어 자본시장법상 강제조사권을 금감원에 부여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피조사인 동의를 받아야 하는 임의조사만 가능하다. 압수수색 등의 강제조사 권한은 금융위 조사공무원에만 부여돼 있다.

금감원 조사권 논쟁은 지난해 출범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1호 사건인 DI동일 주가조작 사건에서 불거졌다. 당시 증거 선별 과정에서 금감원 직원이 일부 참여한 것에 대해 피의자 측이 절차상 위법을 주장하며 준항고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실제 조사 과정에서 대부분의 이상거래 탐지와 사건 분석, 피조사자 조사 등을 금감원이 담당하는 상황인 만큼 효과적인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을 위해 금감원 조사권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금융위 산하 행정기관이 아닌 특수법인인 금감원에 강제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금감원의 권한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조태진 법무법인 서로 변호사는 "금감원의 조사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권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법률 개정 과정에서 명확한 권한 설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금감원 업무 부하가 이미 과도해 기존 업무도 제대로 처리하기 힘든 상황이라 조사권을 확대해도 빠른 처리가 쉽지 않다"며 "실질적인 금융소비자 구제를 위해 조사 인력 확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실질적인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실제 금융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형식적인 보호 조치를 넘어 진정한 금융소비자 보호로 나아가려면 실제 소비자의 특성과 행동 패턴 등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취임 초 민원 상담을 위해 방문한 민원인을 대상으로 현장 상담을 진행하며 전액손실이 발생한 벨기에 부동산펀드, 보험사의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 거부 등의 민원을 청취했다. 지난 3월 출범한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에도 소비자단체 등 전문가를 포함한 데 이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소비자단체 출신 인사를 선임하기도 했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가 이뤄지려면 금융회사가 자신이 만드는 금융상품을 잘 파악함은 물론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며 "금융회사와의 협약을 통해 금융회사가 어떤 금융상품에 어떤 소비자가 적합한지 알아가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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