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없고 보상 자체가 '배임' 우려 등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돼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는 지난 15일 스페이스X 청약에 참여한 전문투자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포함한 고객 신뢰 회복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신속히 안내하겠다"고 발표했다.
◆ '환차손'에 대한 보상 유력? '금융당국 검사결과 봐야' 신중론도
가장 유력한 보상 방안은 '환차손'에 대한 보상이다. 스페이스X 청약 과정에서 증거금 예치를 위해 환전을 진행한 데서 손해가 발생한 부분을 미래에셋 측이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59.5원까지 치솟았으나 스페이스X 상장 이후에는 16일 기준 1511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점인 시기에 환전한 뒤 청약이 무산되자 원화로 재환전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문양수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경영판단의 원칙'에 따라 현저하게 불합리한 결정이 아닌 경우 경영자의 경영판단에 대해 재량권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자들의 환차손을 반환해주는 수준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공모주 청약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출 이자, 청약 기간 자금이 묶이면서 발생한 '기회비용'도 보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4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상당 규모일 것으로 예상하며 최대한 많은 투자자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표주관사들의 최종 배정 과정에서 공모주 물량이 바뀔 가능성이 있음에도 일찌감치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당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전문투자자에게 청약증거금을 환불해줘서 투자자의 원금 손실은 없으며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사전에 고지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변수다.
금감원 검사 결과도 향후 보상안 규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의 설명 의무 위반이나 기망 여부 등이 드러나는지에 따라 보상의 명분과 근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9일부터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현장검사를 진행하며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과 관련해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당초 전문투자자 대상 해외 IPO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보호를 점검하는 수준이었으나 이후 공모주 미배정 관련 경위와 관련 사실관계도 함께 들여다 보고 있다.
◆ '중대오류' 아니면 보상 의무 없다? 미래에셋증권 "종합적으로 검토 중"
회사 측이 보상안을 검토하는 것과 달리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청약 과정에서 중대한 오류를 저지르지 않은 이상 법적인 배상 의무가 성립되기는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조태진 법무법인 서로 변호사는 "민법상 특별손해(일반적으로 발생하는 통상손해를 넘어 피해자의 개별적·구체적 사정으로 인해 입은 손해)의 경우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할 것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만 배상 의무가 있다"며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투자자에게 청약 기회를 주지 못했을 때 어떤 손실이 발생할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래에셋증권의 업무상 착오나 오류로 공모주 청약을 받지 못한 게 아닌 이상은 일반 투자자도 아닌 전문투자자에게 일일이 보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공모주 청약이 무산된 투자자에 대한 자율배상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지도 논란이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자는 투자자가 입은 손실을 사후 보전해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스페이스X 공모주 투자자 보상을 위해 어떤 방안이 적절한지, 법적으로 문제되는 요소는 없는지 등을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보상 방안이 확정되면 고객에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