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금융당국,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마련...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충실의무 부과
상태바
금융당국,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마련...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충실의무 부과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6.07.06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모회사에 주주충실의무 기반 5대 의무가 부과되며 중복상장에 대한 심사기준도 엄격해진다.

특히 모회사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주동의가 권고되며 물적분할 자회사의 경우 주주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원칙금지의 세부기준을 담은 거래소 규정 및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대한 공식 의견수렴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대통령 주재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방향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지배주주가 실질적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사업부문과 계열사 확대를 위해 중복상장을 이용하는 동안 일반주주가 주가 디스카운트를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이후 금융당국은 3차례 공개 세미나, 관련 이해관계자 의견제출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동안 중복상장에 대해 모회사 이사회와 지배주주는 별도 의무가 부과되지 않았고 상잠심사도 분할상장인 경우 이외에는 일반 심사기준이 적용됐다.

이와 달리 앞으로는 중복상장에 해당된다면 일반 상장기준에 더해 추가로 특례 심사기준이 적용되며 모회사 주주권익 침해에 대해 모회사 이사회나 주주가 중복상장의 적합성을 판단하고 이후 거래소가 그 판단을 존중해 최종 심사하도록 했다.

중복상장 규율은 모회사 상장 이후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인 비상장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반대로 자회사가 상장된 이후 모회사가 상장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모회사 상장 이후 자회사를 추가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가 주가 디스카운트 문제를 겪을 염려가 있는 반면, 자회사 주주의 경우 모회사 상장 시 주가 디스카운트 가능성을 예측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디스카운트 문제도 적다"고 설명했다.

중복상장 시 모회사 이사회에는 상법상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5대 의무가 부과된다. 먼저 모·자회사 중복상장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자회사주식 현물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주주와의 소통을 통해 주주의 의사를 확인하고 필요시 주주총회 증에서 주주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이사회 찬·반결의를 거치고 결과를 자회사에 통보해야 하며 의무이행 사항을 단계별로 공시해야 한다.

특히 모회사 이사회의 공정한 의무이행을 위해 독립적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일련의 의무이행 과정에서 사전에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이는 상장 모회사가 자회사를 해외 거래소에 중복상장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중복상장 특례심사 기준도 마련된다.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영업·경영의 독립성이 있음이 인정돼야 함은 물론 모회사 이사회의 5대 의무가 충실히 이행되고 최종적으로 이사회 찬성 결의가 이뤄져야 한다.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에 상응하는 주주보호 노력을 이행했는지도 심사한다. 이를 위해 주주동의를 받는 것이 원칙적으로 권고된다.

물적분할한 자회사는 주주동의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일반적인 경우에는 주주동의를 받으면 주주 보호 노력 이행을 충족한 것으로 추정하며 주주동의가 없을 경우 이행 여부를 엄격하게 개별심사할 방침이다.

주주동의 인정 기준은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 준해 3%룰을 적용해 판단한다. 3%룰은 상장사가 감사·감사위원 선임 시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의결권을 합산해 최대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관련 논의 과정에서 학계와 기관투자자는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주주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안건이 통과되는 소수주주 다수결(MoM) 도입을 주장했다. 하지만 주주평등 원칙에 반하는 점이 있어 MoM 대신 3%룰을 적용했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고 과장은 "법무부의 주주충실의무 가이드라인에서 MoM이 지분적 권리와 비례하지 않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주주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에 MoM 대신 현재 감사위원 선임 시 사용되는 3%룰을 대안으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부 첨단산업 기업이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고 과장은 "기본적으로 큰 틀에서는 첨단산업 기업이든 그렇지 않든 모회사 주주에게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이 있다면 주주충실의무에 따라 주주를 보호해야 한다는 철학이 있다"며 "다만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첨단산업의 독자적 자금조달 필요성, 적시 연구투자의 중요성 등이 감안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한국거래소 규정 개정안 및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14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및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시행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