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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 The50 ㉞] '오늘출발' 샀는데 사흘 뒤 도착, 물건 없는데 '배송완료'…온라인몰 '배송보장'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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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 The50 ㉞] '오늘출발' 샀는데 사흘 뒤 도착, 물건 없는데 '배송완료'…온라인몰 '배송보장'의 배신
외주 택배사 책임 두고 소비자와 갈등
  • 이예원 기자 wonly@csnews.co.kr
  • 승인 2026.08.27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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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도 통신·가전·유통·금융·플랫폼 등 각 업종에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고질적 문제들은 개선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소비자고발센터를 통해 제기된 20년간의 방대한 민원을 통해 업종별 고질화된 문제점을 짚어보는 '소비자분쟁 The50' 연간 기획 시리즈로 진행한다. 고질적 민원의 원인을 분석하고 제도적 허점과 정책적 과제도 제시한다. [편집자주]

# 사례1. 서울 관악구에 사는 노 모(여)씨는 크림(KREAM)에서 '익일배송' 서비스를 받고자 배송비 5000원을 별도로 결제했다. 다음날 11~13시 사이 배송된다는 내용을 확인했지만 당일 도착하지 않았다. 배송기사에게 연락하자 '해당 위치는 오늘 배달하지 않는다'는 말이 돌아왔다. 익일배송 상품은 3일 후 도착했다. 크림 고객센터에 배송비 환불을 요청했지만 상담원은 "배송업체 측 문제"라며 거부했다. 크림 관계자는 "이 기간 대체공휴일이 포함돼 택배사 측 착오로 지연이 발생했다"며 "향후 배송사 확인 및 소비자 안내 프로세스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사례2. 서울 송파구에 사는 길 모(여)씨는 지난 19일 에이블리에 입점한 업체에서 '오늘출발'과 일반배송 바지를 다른 색상으로 각각 1벌씩 구매했다. 사흘 뒤 출국 예정이어서 판매자에게 오늘출발 상품을 먼저 분리 배송해 달라고 문의했지만 다음날까지 답변을 받지 못해 상담을 종료했다. 길 씨는 "오늘출발 상품과 일반배송 상품 모두 22일 오후 6시가 넘어 도착했다"며 기막혀했다.

# 사례3. 서울 노원구에 사는 임 모(여)씨는 자라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며 '새벽배송'으로 받고자 추가 요금 5000원을 냈다. 익일 오전 7시 전 배송된다는 안내와 달리 10시가 넘도록 도착은커녕 발송조차 되지 않았다. 고객센터에 취소를 요청하자 상담원은 "센터에서는 확인되지 않으니 상품 수령 후 환불을 요청하라"고 답변했다. 김 씨는 "추가 요금을 내면서 빠른 배송 서비스를 받는 건데 물류 문제로 차질이 예상된다면 주문을 받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빠른배송이 이커머스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플랫폼들이 당일·익일 배송을 내세우지만 약속한 시점에 배송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해 소비자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배송 속도는 상품 가격과 품질만큼 구매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자리 잡았다. 플랫폼들도 당일배송, 오늘출발과 익일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소비자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예정된 시점보다 배송이 늦어지거나 실제 상품을 받기도 전에 배송완료로 처리되는 등 서비스가 약속대로 제공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된다.

27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옥션 △11번가 등 이커머스 플랫폼은 물론 △크림 △자라 △올리브영 △에이블리 등에서 제공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지연돼 사실상 일반배송과 다를 바 없었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상품의 경우 배송이 더 빠르다고 해서 무조건 판매가격이 더 비싸게 책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업체는 멤버십 회원에게만 빠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제공했다. 크림(KREAM)과 자라(ZARA) 등 일부 업체는 빠른 배송 서비스 이용 시 별도 요금을 받으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정 시간 이전 주문 시 빠른 출고나 당일 지정 시각 배송을 보장한다고 안내하면서도 지연 시 보상은 자사몰에서만 쓸 수 있는 캐시·포인트 지급에 그치는 실정이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상품이 도착하기 전 '배송완료'부터 찍히는 사례도 소비자 불편을 키우고 있다. 배송 사진이나 알림톡을 통해 상품 수령 여부를 확인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배송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완료 처리될 경우 분실 여부를 즉시 판단하기 어렵다. 환불이나 재배송을 받기 위해 별도의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부담도 뒤따른다.

특히 배송기사가 정해진 시각을 맞추기 위해 상품을 전달하기 전 배송완료 처리해 버리면 전산상으로는 정상 배송으로 기록된다. 이 경우 소비자가 실제 배송이 늦어졌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플랫폼과 온라인몰 업체들은 배송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배송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지만 배송 전 과정을 직접 통제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자체 배송 인력을 두기보다 대량 물량을 기반으로 외부 배송사와 계약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실제 배송 단계에서는 배송기사의 업무 여건이나 기상·도로 상황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빠른배송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배송 약속과 실제 이행 수준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배송사 관리와 보상 체계 정비도 함께 요구된다. 

◆ 빠른 배송 늦어지면 배송비 환급, 포인트 지급...업체별 보상기준 제각각

크림은 전날 오후 11시59분까지 주문하면 익일 또는 당일배송 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배송이 3000원인데 비해 5000원으로 조금 더 비싸지만 배송 지연에 따른 배송비 환급 여부는 귀책 사유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에 따르면 크림 측 귀책으로 늦어지면 배송비를 환급하지만 배송기사 오배송이나 바코드 미스캔 등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크림 측 귀책으로 인정되지 않아 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라는 유료 배송 서비스로 △익일배송(4000원) △당일배송(4500원) △새벽배송(5000원)이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배송 지연에 대한 별도 보상 등은 안내하고 있지 않지만 고객센터는 배송 지연에 따른 배송비 환불은 전산상 자동으로 처리된다고 안내했다. 

자라 관계자는 "유료 배송 서비스 이용 후 지연이 발생할 경우 시스템상 지연일로부터 최대 3일 이내 자동으로 배송비를 환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은 2018년부터 빠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평균 3시간 내에 배송지 인근 매장이나 도심형 물류센터(MFC)를 통해 당일배송을 받을 수 있다. 배송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경우 CJ ONE 포인트를 지연 일자나 상품 주문 금액에 따라 비례 지급한다. 

에이블리의 오늘출발은 주문한 당일 배송 출발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설정 시간 이전에 주문된 상품은 에이블리 자체 풀필먼트 센터 혹은 입점 업체 및 개인 판매자의 직접 배송을 통해 평일 당일에 출발할 수 있도록 보장된다. 설정 시간은 판매자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평일 오후 4~16시경이다. 별도로 배송 지연에 대한 보상 제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약관에 따라 다르지만 빠른배송을 전제로 배송비를 받은 경우 빠르게 물건을 제공한다는 조건 하에 돈을 지불한 것이므로 외주를 준 택배사만의 문제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약관상 택배사와의 책임 구조가 명시돼 있다면 소비자 책임도 일부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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