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입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주소로 버젓이 개통이 완료되고 통신사 고객센터는 고객 정보를 확인할 권한이 없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보안 문제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화성의 김 모(남)씨는 인터넷서비스 약정이 지나 A통신사로 바꾸려고 했지만 수차례 거절당했다. 김 씨는 인근 대리점을 방문하고서야 자신이 거주 중인 아파트 주소에 2021년부터 신원불상 외국인 'M씨' 명의로 A사 인터넷이 개통돼 가입이 거절됐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A통신사 고객센터에 여러 번 전화해 문의해도 "우리는 모른다. 알아서 하라"는 답변뿐 문제 해결 의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게 김 씨가 분노한 이유다. 심지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냐”며 김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김 씨는 “10년 넘게 살아온 내 집 주소로 어떻게 외국인의 인터넷 가입이 가능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대기업이 불법 개통을 방치하고도 나 몰라라 하는 태도도 놀랍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외국인 M씨가 본인 자택 주소로 된 A사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통신사가 이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등을 물었으나 아무런 답도 듣지 못한 상태다.
취재를 시작하자 A통신사 측은 M씨의 정체가 김 씨와 같은 아파트 같은 호수의 옆 동 거주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M씨가 가입할 당시 전산에 주소가 잘못 입력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주소지에서 인터넷서비스를 이미 쓰고 있는데 추가로 신청한 것을 부정가입으로 의심해 김 씨에게 증명원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김 씨는 소명을 마치고 인터넷서비스에 정상 가입했다”며 “2021년 청약 당시 우리 잘못으로 오입력이 일어났던 것이 원인이며 고객센터 상담원도 주소 등 고객정보 확인 권한이 제한돼 있어 모른다고만 안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안이 주소 도용 등 범죄 상황을 동반할 수도 있었을 가능성에 관해 언급하자 관계자는 “김 씨는 금전유출 등 피해를 본 바 없다”며 “이번 사례를 사내에 공유해 청약 과정에서 좀 더 꼼꼼히 살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