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합장 출신 비상임이사 비중이 높을 경우 이익 상충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지만 일부 계열사는 조합장 출신 비상임이사가 3명씩이나 포진한 경우도 발견된다.
농협금융 계열사 9곳 중에서 NH투자증권과(대표 배광수·신재욱) NH벤처투자(대표 김현진)를 제외한 7곳은 농협 전·현직 조합장 출신 비상임이사가 활동 중이다.

농협금융 계열사 중 규모가 가장 큰 농협은행(행장 강태영)은 김광수 일동농협 조합장이 미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서 활동 중이다.
농협손해보험(대표 송춘수)과 농협생명(대표 박병희)은 비상임이사 4명 중 3명이 현직 지역 농협 조합장이다. 농협캐피탈(대표 장종환)과 NH저축은행(대표 김장섭)은 비상임이사 2명이 모두 지역 농협 조합장 출신이다.
농협금융지주 역시 지난 4월부터 김원식 서영암농협 조합장이 비상임이사로서 이사회에 포함돼 있다. 김 조합장은 2024년 4월부터 2년 간 비상임이사로 활동했던 박흥식 전 광주비아농협 조합장의 뒤를 이어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이들 조합장 출신 비상임이사는 이사회 내 운영위원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임추위는 지주 회장·자회사 대표이사, 사외이사 등을 선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본사 전경. [출처-농협금융지주]](/news/photo/202610/765057_318953_1721.jpg)
정부는 농협금융 계열사를 비롯한 농협 자회사 비상임이사에 조합장 출신을 선임하는 기조를 경계하고 있다. 올해 3월 발표된 농협 정부합동 특별감사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및 경제지주 산하 17개 계열사의 비상임이사 중 회원 조합장 출신 비중이 8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정부는 계열사 이사회 구성원 중 전·현직 조합장, 농협 계열사 출신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회원조합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경우 비상임이사의 역할과 회원조합 조합장의 이익 간 충돌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2023년에도 금융감독원도 농협생명에 비상임이사의 보험 경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금감원은 당시 대표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은 물론 비상임이사 2명도 최초 선임 당시를 기준으로 보험업 경력이 전무함을 지적하며 향후 보험업 경력을 고려해 이사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비상임이사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이사회에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역 농협과의 관계나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제약한다면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전·현직 조합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사회 참여가 보장되거나 관행적으로 선임되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관련 법령을 준수 중이며, 충분한 실무경험이나 전문지식을 보유한 자 중에서 이사를 선임하고 있다"며 "농업·농촌 지원이라는 설립 목적의 특수성을 감안해 농업과 농업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조합장을 이사로 선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