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자금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투입해 생산능력 확대 전략을 이어간다. 이번 유증은 ‘생산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이라는 3대 축 확장 전략을 위한 투자가 목적이다.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사회를 열고 3조9억 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227만 주를 발행하며 증자 비율은 4.9%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132만2000원으로 지난 27일 종가 159만4000원 대비 17.1% 낮은 수준이다.
조달 자금 중 90.2%인 2조7062억 원은 스위스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에 투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간 내세워 온 ‘생산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의 3대 축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투자다.
■ 2조7000억 원 투입해 펩타이드 CDMO 기업 인수...미·유럽·인도 생산망까지 확보
이번 인수 대상인 폴리펩타이드는 펩타이드 원료의약품(API)의 개발과 생산에 특화된 글로벌 CDMO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3301만6411주를 취득해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예정 인수금액은 약 2조7062억 원이다.
인수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영역은 기존 항체의약품에서 mRNA(메신저리보핵산), ADC(항체-약물접합체)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확대된다. 특히 회사는 펩타이드가 비만·당뇨 치료제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폴리펩타이드는 펩타이드 분야에서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 시설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방식보다 효율적으로 기존 기술과 인력, 고객 프로젝트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폴리펩타이드의 최근 성장세도 가파르다. 폴리펩타이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억3660만 유로(한화 약 38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만·당뇨 등을 포함한 대사질환 분야 매출이 1억6170만 유로(약 2600억 원)로 72.7% 늘어 전체 매출의 68.4%를 차지했다.
폴리펩타이드는 글로벌 펩타이드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5년 940억 달러(약 130조 원)에서 2031년 2000억 달러(약 276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인용하며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연초 최대 25%에서 상반기 실적발표 이후 30%로 상향했다.

글로벌 거점 확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략 중 하나다. 회사는 지난 3월 GSK로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의 6만L 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해 미국 내 첫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이를 포함한 현재 글로벌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은 총 84만5000L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스웨덴 말뫼 공장만 약 6000L의 반응기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벨기에 브렌느랄뢰에는 최대 6300L 규모 액상합성 반응기가 구축돼 있다. 현재 말뫼와 스트라스부르에서 SPPS(고체상 펩타이드 합성)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인도 암베르나트 생산능력도 3배 이상 늘리는 등 증설 중이다. 이외에도 multi-gram부터 multi-kilogram 단위도 대응할 수 있는 합성 설비를 갖추고 있다.
기존 핵심 사업인 항체의약품 생산능력 확대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이번 유증 자금 가운데 2948억 원을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바이오캠퍼스를 2032년까지 총 72만 리터 규모로 구축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제2바이오캠퍼스까지 증설되면 글로벌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은 138만5000리터까지 확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제3바이오캠퍼스를 통한 신규 모달리티 확대도 예정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송도 11공구에 약 18만7000㎡ 규모의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를 확보했다. 기존 항체의약품과 별도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백신, 펩타이드 등 차세대 모달리티의 연구·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부지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재무적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려는 전략도 담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처음 발표할 당시 인수대금을 ‘보유자금 및 차입금’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해 “글로벌 톱티어 CDMO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며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 3대축 확장을 흔들림없이 추진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