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과 MBK 측 5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 주총에서 일반 독립이사 4명이 추가돼 11대7 구도가 된 데 이어 최 회장 측 후보인 백인규 단국대 교수가 분리선출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면서 이사회는 최종 12대7로 재편됐다.
고려아연은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제53기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안, 집중투표제에 의한 독립이사 4명 선임안,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선임안을 처리했다.
주총은 의결권 위임장 중복 확인 절차로 당초 오전 10시보다 약 24분 늦게 시작됐다. 감사위원 선임을 앞두고 양측 대리인과 주주들은 후보의 독립성과 전문성, 회사 장기 발전 방안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제1호 의안인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의 건’에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2038만5772주 가운데 1864만9708주의 의결권이 행사됐다. 출석 의결권 기준 찬성률은 100%였고,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찬성률은 91.48%였다.
개정 상법은 10일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가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는 감사위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도록 규정한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안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유미개발의 주주제안으로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당시 출석 의결권 대비 53.59%, 발행주식 대비 48.71%가 찬성해 특별결의 요건인 출석 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집중투표제에 따른 독립이사 4명 선임안도 가결됐다. 최 회장 측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유미개발이 주주제안한 이형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독립이사로 선출됐다.
영풍·와이피씨(YPC)·MBK가 주주제안한 이준봉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심혜섭 변호사도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사 4명이 선임되면서 이사회 정원은 기존 14명에서 18명으로 늘었고, 구성은 최 회장 측 11명과 영풍·MBK 측 7명으로 바뀌었다.

대주주의 지분 우위가 크게 희석되면서 기관투자자와 주요 주주, 소액주주의 표심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표결을 앞두고 ISS와 글래스루이스, 이건존스, PIRC,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9곳 가운데 8곳은 백 교수 선임을 권고했다.
백 교수의 회계·감사 및 내부통제 분야 전문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반면 영풍·MBK 측이 추천한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의 선임을 권고한 곳은 한국ESG기준원(KCGS) 한 곳이었다.
마지막 안건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에서 백 후보 선임안에는 출석 의결권의 81.8%인 509만2815주가 찬성했다. 박 후보 선임안에는 173만9065주가 찬성해 찬성률이 27.93%에 그쳤다. 두 후보 선임안은 각각 별도 안건으로 상정됐으며, 백 후보만 과반 찬성을 확보했다.
기존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독립이사 4명 선임으로 11대7 구도가 된 데 이어 백 교수가 감사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이사회는 최종 12대7로 재편됐다.
영풍·MBK 측은 주총 직후 백 신임 감사위원에게 독립적인 감사 역할을 요구했다. 회계·감사 및 내부통제 전문성과 독립성을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향후 이사회에서 고려아연의 투자와 지배구조 관련 사안을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최 회장 일가의 선행 투자 기업에 고려아연 자금이 후속 투입된 경위와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과정의 이해상충 의혹,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가격의 적정성 등을 검증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주장이라고 반박해 왔다.
이번 임시 주총으로 경영권 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2027년 3월 정기 주총에서는 이사 8명과 감사위원 1명 등 9석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형성된 12대7 이사회 구도도 다시 표 대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최 회장 측은 이사회 과반과 감사위원을 확보한 현 구도를 바탕으로 중장기 투자와 사업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영풍·MBK 측은 이사회에 진입한 7명의 추천 이사를 중심으로 경영진 견제와 투자·지배구조 관련 검증을 이어갈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