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부회장은 혁신과 테크기업 전환, 체질 개선 등 중장기 미래 전략에 집중하고 조창현 대표는 경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아 관리와 효율 개선, 운영 안정화 등을 담당하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이 맡은 중장기 미래전략과 맞닿은 AI·데이터 부문에서는 기존 투자가 가시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24년 자체 개발한 초개인화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일본 대형 카드사 스미토모미쓰이카드(SMCC)에 수백억 원 규모로 수출했다. SMCC는 올해 3월 시스템 구축을 마쳤고 지난 6월에는 유니버스를 활용한 캠페인과 프로모션에서 기존 방식보다 약 3배 높은 효과를 확인했다.
국내에서도 AI 활용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타깃팅은 기존 방식보다 프로모션 반응률을 최대 6배 높였고 길게는 3일가량 소요되던 캠페인 설계 시간은 20~40분 수준으로 단축됐다. 현대카드는 2015년 '디지털 현대카드'를 선언한 이후 AI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기존 유니버스를 고도화한 '유니버스 2.0'도 추진하고 있다.
미래 결제 인프라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실증에 나섰다. 현대카드는 지난 7월 현대자동차 미국·멕시코 법인 간 스테이블코인 국제 송금 개념검증(PoC)을 완료한 뒤 유럽 법인으로 범위를 넓혔다. 1차 PoC에서는 미국법인이 2만 달러를 스테이블코인 USDT로 전환해 멕시코법인에 송금한 뒤 다시 달러로 바꿨으며 송금과 검증을 포함한 전 과정에 평균 7분이 소요됐다.
기존 은행 간 송금 방식이 통상 3~4시간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해 시간을 크게 줄였다는 게 현대카드 측 설명이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관련 규제 점검과 송금 구조·프로세스 설계 등을 주도했다.
조창현 대표가 담당하는 경영관리 영역에서도 상당수 지표가 개선됐다. 현대카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85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95억 원으로 16.3%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년 연속 상반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익성 뿐만 아니라 외형도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취급액은 97조45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고 본인 회원은 1278만 명으로 28만 명 증가했다.
현대카드의 법인 신용판매 이용액은 19조40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해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해외 이용금액도 상반기 2조128억 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했다.
올해 남은 기간 두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AI·데이터 사업은 SMCC 이후 추가 해외 고객사를 확보해 반복적인 외부 수익원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실제 해외송금 도입을 위한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창현 대표가 총괄하는 카드 사업에서는 올해 상반기 국세·지방세 등을 제외한 일반 결제액에서 삼성카드에 3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줘 하반기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PLCC 핵심 파트너를 지켜야 하는 것이 가장 큰 현안이다.
현대카드는 그동안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무신사, 네이버 등과 PLCC카드를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했지만 지난해부터 경쟁 카드사에 PLCC 사업자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8월 신한카드와 손을 잡았고 삼성카드는 그 해 9월 스타벅스와 함께 PLCC카드 '스타벅스 삼성카드'를 선보였다. 올 들어서도 지난 4월 무신사가 삼성카드와 손을 잡고 PLCC카드를 선보였다. 현대카드는 지난 8월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을 이어가며 한숨 돌렸고 오는 12월 또 다른 핵심 PLCC 파트너인 대한항공과의 계약이 끝나 수성이 나서야 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어느 하나가 메인이 아니고 현재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고 카드뿐만 아니라 AI·데이터 플랫폼도 중요하다"며 "카드 본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PLCC와 알파벳카드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모두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