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장은 23일 오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올해 초부터 CEO의 참호구축은 지양하고 승계절차를 공정하게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올해 하반기는 그간 우리의 고민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8개 금융지주그룹에서 은행장을 포함해 70여개 자회사의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경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을 포함해 54명의 CEO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출처-금융감독원]](/news/photo/202609/764520_318592_220.jpg)
이 원장은 특히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충신 기황양이 임금에게 인재를 천거할 때 '대공무사(大公無私)'의 자세로 그 자리의 적임자를 추천한 사례를 언급하며 "CEO의 선임 절차도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선별하는 절차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CEO 후보군 선정, 검증 및 평가, 기록 등 일련의 승계절차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준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해달라"며 "지주회사의 자회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CEO 후보 추천 및 선정 과정에서 자회사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보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지난 15일에도 임원회의에서 "대부분의 지주회사 자추위가 수립한 자회사 CEO 승계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추위 역할도 제한적"이라며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지주 자추위가 자회사 CEO 상시후보군 현황 등을 공유하거나 은행 임추위에 추천권을 부여한 곳은 일부 지주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11일 KB금융그룹이 양종희 현 회장의 뒤를 이을 후보로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WM·SME부문장을 선정한 후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주요 금융지주의 계열사 인사를 앞두고 KB금융은 물론 다른 금융지주들도 보다 엄격한 선임 절차를 거쳐 주요 계열사 CEO을 선정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의 발언 이후 일부 금융지주는 자회사 CEO 선임 절차 손질에 나섰다. BNK금융이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 지주 회장 권한을 줄이고 승계 절차 투명성을 높이는 경영 승계 제도 개혁에 착수한 데 이어 신한금융도 은행 임추위에 후보군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 등 임추위 역할을 강화했다.
한편, 이 원장은 지자체 신규 금고은행 선정 과정에서의 경쟁에 대해 "최근 입찰 과정에서 은행 간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지자체 금고 운영을 이해타산의 관점으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지역 내 자금 순환'과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도 함께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도 은행의 지자체에 대한 협력사업비 지출이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결정된 것인지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횡령·배임·사기 등 금융사고 건수와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사고 규모 또한 대형화되고 있다"며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