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새우 피자' 광고로 상품을 구매했지만 영상 속 강조됐던 '왕새우'는 없고 중국어가 적힌 소형 건새우 한 봉지가 배송됐다
◆ 새우 피자 광고 보고 주문했는데 '조미 건새우?'=충남 천안시에 사는 한 모(남)씨는 유튜브에서 '새우 피자' 광고 영상을 보고 상품을 구매했다. 왕새우라던 광고글과 달리 실제 배송된 제품은 소형 멸치 크기의 건새우 한 봉지였다. 포장지에는 중국어만 적혀 있어 상품명이나 제품 정보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다. 한 씨는 반품을 요청하기 위해 유튜브 영상과 연결된 온라인몰을 확인했지만 홈페이지 내에서는 환불 방법이나 관련 안내를 찾지 못했다. 한 씨는 "지금도 같은 광고 영상이 계속 노출되고 있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광고 영상에서 글로벌 오랄케어 브랜드 S사 제품을 구매했는데 'SEMSOQYME'로 표기된 모조품 의심 상품이 도착했다
◆ 유명 치약인 줄 알았는데 영문명 살짝 바꾼 '모조품'=인천에 사는 임 모(남)씨는 유튜브 광고 영상을 보고 글로벌 오랄케어 브랜드 S사 제품으로 알고 치약을 6만6875원에 구매했다. 배송받은 제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패키지에 브랜드명이 'SEMSOQYME'으로 표기된 사실을 발견했다. 임 씨가 해당 명칭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확인했지만 관련 브랜드나 제품 정보는 찾기 어려웠다. 검색엔진에 'SEMSOQYME'를 입력하자 글로벌 오랄케어 브랜드 S사의 명칭을 잘못 입력한 것이 아니냐는 안내와 함께 정상 브랜드명으로 재검색하도록 유도하는 문구가 나타났다. 임 씨는 "반품하려 했지만 당시 광고 영상은 이미 삭제된 상태였다. 광고를 통해 연결됐던 판매 페이지나 판매자 정보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위쪽부터)광고 이미지엔 자연스러운 치아 형태 틀니지만 실제 배송은 장난감같은 모형이 도착했다
◆ 틀니 구매했는데 장난감 수준 모형 도착=경기도 안산에 사는 이 모(여)씨는 유튜브 광고를 보고 한 온라인몰에서 '틀니 세트'를 약 4만 원에 구매했다. 광고 이미지상 틀니 같지 않고 본래 치아처럼 자연스러운 형태여서 주문을 결정했다. 배송된 제품을 개봉한 이 씨는 망연자실했다. 광고와 전혀 다른 플라스틱 장난감 같은 치아 모형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온라인몰 측에 반품 신청하자 '환불 접수됐다'는 안내만 뜰 뿐 약 2주간 진행되지 않았다. 기다리던 이 씨가 온라인 채팅 고객센터로 문의하자 "해외 제품이라 반품 처리가 힘들다"며 "반품 없이 1만 원 환불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 씨가 거절하자 이번에는 1만5000원으로 환급액을 더 올렸다. 이 씨는 "상품도 광고와 다른 아이들 장난감 같은 걸 보내놓고 반품도 해주지 않으려 꼼수를 쓰고 있다"며 기막혀했다.
▲틱톡에서 골프웨어 바지를 구매했는데 영상과 전혀 다른 디자인의 상품이 도착했지만 색상 교환이나 반품이 불가했다
◆ 틱톡 광고 영상 속 골프바지, 받고 보니 속 비치는 시스루=이 모(남)씨는 틱톡 광고 영상을 보고 골프웨어 바지를 9만4000원에 구매했다. 배송받은 제품은 광고 영상과 디자인이 달랐고 소재도 얇아 속옷이 비칠 정도였다. 이 씨는 상품을 받은 당일 업체에 반품을 문의했지만 검은색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6일 뒤 입장을 바꿔 사이즈 교환만 가능하고 색상 교환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 씨는 곧바로 환불 의사를 밝혔지만 업체는 다음 날 '단순변심에 따른 취소는 불가하다'며 환불을 거절했다. 이 씨는 "상품을 받은 지 7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환불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전자상거래법상 보장되는 기한이 지나는 순간 단순변심을 이유로 환불을 거부당했다"고 토로했다.
▲틱톡에서 신선한 망고 영상을 보고 구매했지만 속이 까맣게 썩은 망고가 배송됐고 업체는 연락이 두절됐다
◆ 광고엔 잘 익은 망고, 받고 보니 변색되고 부패...고객센터도 연락두절=경남 김해시에 사는 허 모(남)씨는 틱톡 광고 영상을 보고 망고를 구매했다. 영상에서는 노랗게 익은 망고의 신선도와 품질을 강조했지만 실제 배송된 제품은 내부가 검게 변색되고 일부가 부패한 상태였다. 허 씨는 환불을 요청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업체 대표번호로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후 인터넷에 검색하니 허 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소비자들이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었다.
유튜브·틱톡 등 뉴미디어 플랫폼 광고를 믿고 상품을 구매했다가 광고와 전혀 다른 제품을 받거나 판매자가 잠적해 환불조차 받지 못하는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광고 영상이나 게시물을 보고 연결된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주문했지만 막상 배송된 상품은 영상 속 제품과 디자인이나 품질이 딴판이었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유명 브랜드 상품과 포장이나 디자인이 유사한 모조품 의심 제품이 배송된 사례도 다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피해가 발생한 뒤다. 판매자와 연락이 끊기거나 판매 사이트에서 반품 주소와 환불 절차를 찾지 못해 소비자가 고스란히 손해를 떠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23일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뉴미디어 플랫폼 광고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피해 품목도 광범위하다. 의류와 가방 등 패션 상품뿐 아니라 뷰티, 신선식품, 생활가전 등 일상 소비 전반에서 피해 사례가 나타났다.
판매 방식은 플랫폼에 노출된 광고에서 외부 온라인몰로 소비자를 유도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광고 영상이나 게시물에 별도 쇼핑몰 링크 또는 홈페이지 주소를 달아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주문을 받은 뒤 판매자가 안내한 개인 계좌로 대금을 송금하도록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 경우 판매자가 연락을 끊으면 주문·결제 사실을 입증하거나 환불을 요구할 통로가 더욱 제한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도 지난달 26일 유튜브 광고를 통해 접속하는 해외 온라인몰 관련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피해예방주의보를 발령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광고와 다른 저품질 상품을 보내는 등 허위·과장광고와 환불·청약철회 거부가 각각 86건(24.0%)으로 가장 많았다. 사이트가 폐쇄되거나 반품 경로가 없어 판매자와 접촉하지 못한 사례도 78건(21.7%)에 달했다. 미배송·오배송·배송 지연 등 배송 문제는 48건(13.4%), 과도한 반품비를 요구한 사례는 41건(11.4%)이었다.
뉴미디어 플랫폼 광고 피해는 정작 문제가 생긴 뒤 환불을 요구할 판매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유튜브나 틱톡에서 광고를 보고 상품을 구매하지만 실제 주문과 결제는 광고 플랫폼이 아닌 외부 온라인몰이나 판매자와의 개별 거래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품이 광고 내용과 다르더라도 광고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판매 사이트가 폐쇄되면 소비자는 판매자의 신원과 연락처, 반품 주소부터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DM으로 주문한 뒤 개인 계좌로 대금을 송금한 경우에도 판매자가 연락을 끊어버리면 환불을 요구하거나 피해구제 절차를 진행할 통로가 사실상 막힐 수 있다.
유튜브 측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틱톡 관계자는 "광고 영상 역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거나 간주될 수 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 등 기만적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커뮤니티 가이드 라인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통신판매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원칙적으로 상품을 공급받은 날부터 7일 이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배송된 상품이 표시·광고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 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상품을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이면서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외부 판매 사이트가 사라지거나 개인 계좌 거래 이후 판매자와 연락이 두절되면 법상 청약철회권이 있더라도 소비자가 이를 실제로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 판매자의 신원이나 소재를 확인하지 못하면 환불 요구 자체가 어려워지고 분쟁조정 등 후속 피해구제 절차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현재 모니터링은 유튜브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며 차후 틱톡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비슷한 생태를 가진 플랫폼으로 넓혀갈 수도 있으나 법안 마련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