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실적도 전쟁과 불황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주요 계열사 대부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철강 본업의 수익성 저하와 창사 이래 첫 노조 파업, 안전 강화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장 회장 임기는 내년 3월 21일까지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장 회장은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했다. 이후 포스코 신사업실장과 기술연구원장, 철강부문장, 포스코 대표 등을 거치며 철강과 신사업, 해외 철강 네트워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 비철강 사업 확대 잰걸음...실적도 선방
2024년 3월 제10대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철강 중심 사업구조를 리튬과 에너지까지 넓히는 데 무게를 뒀다. 취임 당시 제시한 새 비전은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이다.
장 회장 체제의 핵심은 저수익 사업을 줄이고 성장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포스코그룹은 2024년부터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구조조정에 나섰다. 현재까지 80여 건의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2조20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매각 등 추가 자산 효율화도 진행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1월 그룹 경영회의에서 ‘압도적 실행력’과 ‘성과 창출’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철강은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이차전지 소재는 투자 성과를 가시화하며, 에너지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잇는 새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7월 2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는 철강과 전략자원, 에너지자원을 3대 축으로 삼는 ‘트리플 코어’ 전략을 발표했다. 철강 소재기업을 넘어 리튬과 희토류, LNG를 아우르는 핵심자원 공급자로 사업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미다.
리튬 공급망 강화는 장 회장 체제에서 직접 추진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4월 30일 호주 미네랄리소스와 리튬광산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합작법인이 서호주 워지나와 마운트마리온 광산에서 확보하는 리튬 정광의 30%를 장기 공급받을 권리를 확보했다.
철강 부문에서는 국내 저탄소 전환과 해외 생산 거점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를 준공했다. 기존 고로 공정과 함께 전기로를 가동해 탄소배출을 줄인 강재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인도 JSW스틸과 현지 일관제철소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인도 오디샤주에 제철소를 세우며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9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에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가 함께 투자하는 이 제철소는 북미 철강시장 진출 거점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과 자동차강판 기술을 접목해 직접환원철 기반 저탄소 강재의 품질을 높이고 미국 시장용 강재를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투자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12월 LFP 양극재 공장 투자를 승인한 뒤 지난 5월 포항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기존 포항 공장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는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했으며, 올해 말부터 양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약 3570억 원을 투자한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리튬 원료 확보부터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까지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삼푸르나아그로 지분 98%를 인수해 팜유 사업을 확대했다. 정제 팜유 공장과 ARC 정제공장 가동을 통해 종자 개발부터 농장 운영, 착유와 정제로 이어지는 현지 사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감소폭은 2023년에 비해 10%가량으로 감소폭이 비교적 크지 않다.
특히 올해는 상장사 6곳 중 5곳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매출에 비해 눈에 띄는 상승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상장사 영업이익은 장 회장 취임 전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주가치 지표도 경영 성과 평가의 한 축이다. 포스코홀딩스 시가총액은 취임 전 33조9200억 원에서 42조3900억 원(6일 기준)으로 25% 늘었다.
◆ 노사 갈등·잇따른 안전사고는 연임 변수
성과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확연하다. 노사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포스코노조는 임금협상 난항 끝에 지난달 두 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창사 이래 첫 파업이다.
노조는 지난 2일 김성호 위원장을 새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3년 임기의 새 집행부 구성을 마쳤다. 새 집행부는 교착 상태인 임금교섭 재개를 준비하고 있으나 노사 간 접점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지급,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2% 인상과 목표 달성 격려금 3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지급, 근속 기념 축하금 인상 범위 확대 등을 제시한 상태다.
지난해는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에서는 지난해 1월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를 시작으로 4월 광명 신안산선 붕괴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7월 경남 의령 고속도로 공사장 천공기 끼임 사고가 이어져 노동자 4명이 숨졌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도 같은 해 3월 정비 작업을 하던 40대 하청 노동자가 움직인 설비에 끼여 사망했다.
이후 포스코그룹은 회장 직속 그룹안전특별진단TF를 신설하며 재발 방지에 나섰다. 안전 전문 계열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출범시키고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관리 체계도 손질했다.
포스코그룹 10대 회장인 장 회장이 임기를 약 5개월여 남겨둔 가운데 재계에서는 연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대부터 9대 회장까지는 모두 연임했다.

박태준 초대 회장 이후 포스코 회장 인선은 정부와의 관계가 변수로 작용해 왔다. 민영화 전에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주요 주주였고, 2000년 10월 정부와 산업은행 보유 지분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포스코는 완전 민영화됐다.
민영화 이후에도 소유가 분산된 데다 철강업이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특성상 정권 교체기마다 외풍 논란이 반복됐다. 법적 선임 권한은 이사회에 있지만, 실제 인선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진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직전 최정우 회장이 정권 교체기에도 두 번의 임기를 완주한 만큼, 장 회장 역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포스코그룹의 회장 선임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 산하 CEO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군을 발굴·심사해 이사회에 추천하고, 주주총회가 사내이사로 선임한 뒤 이사회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거친다. 장 회장도 2023년 12월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024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제10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12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2023년 말 현직 회장 연임 우선심사제가 폐지된 만큼 장 회장이 연임에 나서더라도 다른 후보들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
